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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비싸진 건 스마트폰인데…낡은 통신물가 집계 방식에 이통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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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통신 물가' 상승? 단말기 3% 올랐는데 통신료는 0.2% 그쳐

10년간 통신 지출 30.77% 줄고 단말기 지출 200% 증가

'통신' 단어에 소비자 물가 상승 원인인 콘텐츠·단말기 숨겨져

아주경제

아이폰 15시리즈, 어떻게 다를까?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 및 애플 워치 국내 공식 출시일인 13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피고 있다. 2023.10.13 hihong@yna.co.kr/2023-10-13 09:40:25/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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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통신 물가'가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는 통계청 소비자 물가 집계에 통신 업계에선 5G 상용화 후 4년 넘게 요금제를 동결한 현실과 동떨어진 조사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계청의 현 물가 집계는 통신에만 집중돼 있어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1~9월) 통신 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1.0% 상승했다. 2018년 이후 4년 연속 줄어든 1~9월 통신 물가는 지난해 0.7%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이러한 통계청 발표에 높은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힘겨워하는 서민들은 이통사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 관련 요금제를 인상한 적이 없다. 전년과 올해 통신 물가 상승의 원인이 아니다.

최근 통신 물가가 올라간 이유는 애플 등 단말기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크게 인상했기 때문이다. 통신 물가는 휴대전화(무선)·유선인터넷 요금뿐 아니라 단말기 구매·수리비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단말기 구매비는 올해 1~9월 3.5%가 올라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치로 상승했다. 올해 1~9월 애플의 주력 상품이었던 아이폰14 시리즈는 전작과 비교해 가격이 약 15%가량 올랐다. 아이폰14 기본모델은 14.6%, 아이폰14 프로는 14.8%, 아이폰14 프로맥스는 17.5% 비싸졌다. 애플은 고가 최상위(플래그십) 모델만 판매하고 통신 물가 하락에 기여할 수 있는 저가 단말기는 아예 만들지도 않는다.

반면 휴대전화 요금은 전년(0.4%)의 절반 수준인 0.2% 오르는 데 그쳤다. 이통사의 요금 동결에도 휴대전화 요금이 오른 이유는 이용자들이 고가 단말기 구매 후 LTE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5G 요금제로 이동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통계청 조사를 10년에 걸쳐 분석하면 단말기 가격은 오르고 휴대전화 요금은 내려가는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지난 2013년 대비 2022년 통신서비스(유·무선인터넷 요금) 지출은 14만3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30.77% 줄었다. 반면 단말기 구매 비용은 9500원에서 2만8500원으로 200% 증가했다.

통신서비스 지출이 10년간 감소한 이유로는 정부와 이통사가 저가 LTE 요금제를 출시하고 5G 요금제를 설계할 때 LTE 대비 인상 폭을 최소화한 것이 꼽힌다.

반면 가격 동결을 위한 정부·이통사의 노력이 없었던 해외에선 가계통신비가 국내에 비해 높게 측정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 기준 △미국 181.9달러(24만2018원·2021년) △스위스 181.2달러(24만996원·2020년) △영국 109.3달러(14만5369원·2022년) △한국 99달러(13만1769원·2022년)로 집계됐다. 단말기 가격의 경우 한국은 통신 물가에서 단말기 비중이 22.3%에 달했지만 주요 8개국은 평균 6.9%에 불과했다.

이에 학계에선 통계청이 통신 물가를 통신료·단말기뿐 아니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콘텐츠 이용료까지 포함하는 '디지털 물가'로 조속히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신'이라는 단어로 인해 실제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단말기'와 '콘텐츠 이용료'가 감춰진다는 것이다.

곽정호 호서대 빅데이터·인공지능(AI)학과 교수는 "2011년에 비해 2022년 콘텐츠 이용료는 8배 늘었고 전체 디지털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배 커졌다"며 "같은 기간 디지털 기기 구매 비용도 160%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소비자 물가 관리를 위해) 전통적 가계통신비 개념에 단말기·콘텐츠·플랫폼 등의 이용과 관련한 비용 항목을 추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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