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의혹'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전세사기·깡통전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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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대 피해가 발생한 ‘수원 빌라왕’ 사건에 공인중개사들이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적발된 공인중개업소 중에는 정모씨 일가가 직접 운영한 곳도 있었다. 경기도는 지난 4일부터 수원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된 공인중개업소 52곳에 대한 특별점검을 진행해 정씨 일가가 직접 운영하는 업소 2곳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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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아들과 친인척이 공인중개업소 운영
정씨 일가의 공인중개업소 2곳은 모두 수원시에 있었다. A업소는 정씨 아들이 대표였고, B업소는 정씨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와 이들 업소의 관련성을 확인한 결과 A업소는 중개 기록이 없었고, B업소는 1건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이들 업소 2곳 외에도 1곳이 정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특별점검 대상 52곳(수원 50곳·화성 1곳·용인 1곳)은 정씨 일가와 관련해 247건을 중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43개 업소가 4건 이하의 피해 물건을 중개했고, 5곳은 5~9건, 2곳은 10~29건의 중계계약을 진행했다. 77건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무소도 있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 13일까지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247건을 대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인중개업소 수를 파악한 것이라 가담한 공인중개업소가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에 지난 23일까지 접수된 수원 전세사기 사건 피해는 494건이다.
'수원 빌라왕' 정모(59)씨와 정씨의 아내 김모(53)씨, 아들(29)이 지난 17일 오후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나선 지 8분 만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다세대주택 법인 사무실에서 나와 택시에 올라 탔다가 임차인들의 항의를 받았다. 손성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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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특별점검에 52곳 중 25곳이 폐업
조사 결과 정씨 일가가 운영하거나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소 3곳은 경기도의 특별점검이 시작되자 모두 폐업했다. 이들 업소를 포함해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업소 52곳 중 총 25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폐업한 공인중개업소 25곳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 오는 11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점검 기간 중 폐업하는 곳도 즉시 수사 의뢰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특별점검에서 정씨 일가가 부동산을 임차하는 과정에서 공인중개소가 공동담보 설정, 선순위 보증금, 근저당 금액 등을 임차인에게 설명했는지와 중개보수 외 사례비 등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계삼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지난 7월 1·2차 전세사기 특별점검 과정에서 공인중개사들의 점검 회피 목적 폐업을 방지하기 위해 폐업 시 거래계약서 등을 등록관청에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미제출 시에는 처벌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며 “전세사기에 가담하는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조사하고 지속해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지난 23일까지 접수된 정씨 일가와 관련된 고소장은 294건이고 피해 금액은 431억원에 이른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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