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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2년 만에 기업-외국인 1000명 매칭…민간 혁신에 이민 시장 활기 [저출산 0.7의 경고-일본 이민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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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 기업·외국인 매칭 서비스

이민시장 확대 맞춰 증가 추세

특정기능 특화 서비스 출시, 창업도 활발

외국인 지원 업무도 민간에 대폭 개방

헤럴드경제

지난 13일 스기하라 나오스케 토큐티 대표가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일본의 외국인 채용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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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쿄)=박지영·안세연 기자] # “한국에는 특정 기능 비자가 없나요? 고용허가제는 언제까지 머무를 수 있는 건가요? 기업들은 외국 인재를 어떻게 구하나요? 해마다 들어오는 외국인력 수는 얼마나 되나요? 어느 나라 외국인이 제일 많이 들어오나요?”

지난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응한 스기하라 나오스케(38) 토큐티(TOKUTY) 대표는 악수를 하자마자 한국 상황에 대해 물었다. 본격적인 자기소개도 시작하기 전에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 인력 매칭을 담당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기업들은 만족하는지, 인력 채용에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저희가 한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좋겠네요.” 한국의 상황을 들은 그의 결론이었다. 토큐티는 출범 3년차 특정 기능 외국인재 전문 매칭 플랫폼이다.

이민시장 확대에 맞춰 일본의 민간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19년 특정 기능 비자 도입을 ‘시그널’로 받아들인 직업소개회사들은 앞다퉈 외국인 채용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고, 특정 기능 외국인력 특화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

20일 일본 후생노동성의 ‘직업소개사업 보고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일본의 유료·무료 직업소개소의 해외·일본 취직 건수는 5633건으로, 전년(4753건) 대비 18.51% 늘었다. 일본 안에 이미 체류 중이었던 기능실습생, 영주·정주자는 제외된 수치로 일본 내외를 오간 경우만 포함됐다. 다만 같은 기간 전체 실적(신규 구직 신청·구인·취직 건수)은 4만2432건에서 3만7603건으로, 11.38% 줄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간 이동이 막혀 있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구인·구직은 감소해도 취업 성공 건수는 늘어날 만큼 인력매칭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 특정 기능 비자 인력 특화 매칭 플랫폼 토큐티는 출범 2년 만에 1000명이 넘는 인력을 기업과 매칭했다. 스기하라 대표는 “일본에 외국인력이 들어오고 이민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 생각해 2018년 토큐티를 만들었고, 때마침 2019년 특정 기능 제도가 시작돼 2021년 서비스를 내놨다”고 했다. 이어 “일본의 인재소개업체끼리 외국 인재소개를 위한 경쟁이 붙고 있다. 기존 인재소개회사가 외국인 채용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외국인재에 특화된 관련회사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본의 민간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한국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고용허가제는 해외 인재 수용과 기업 매칭 전반을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관리한다. 반면 일본은 공공 직업소개소인 헬로워크와 민간 직업소개소가 함께 담당한다. 업체들은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을 예상하고 대응하고 있다. 토큐티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민간 직업소개소의 비효율성을 디지털기술로 전환해 차별화를 꾀했다. 기능실습생 사업 위주 민간 직업소개소는 협동조합 형태가 많고 채용 과정도 아날로그 방식이다. 직업소개소 한곳당 4~5개 해외 인력송출업체와 계약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어서 대규모 채용은 어렵다는 것이 스기하라 대표의 판단이었다.

기존 회사들도 진출 중이다. 1990년 인재소개·파견회사로 시작한 일본 상장사 풀캐스트홀딩스(Fullcast Holdings)는 2019년 특정 기능 인력에 특화된 ‘풀캐스트 인터내셔널’을 자회사로 출범했다. 해외 교육센터와 계약해 일본어, 기능훈련을 마친 인재를 기업에 소개한다. 1973년부터 운영 중인 일본의 대형 인재·광고회사 마이네비(Mynavi) 또한 2019년 글로벌 인재사업을 위해 사업부를 마이네비글로벌로 분사했다.

일본은 특정 기능인력 채용 이후 지원·관리를 지원하는 ‘등록 지원’ 업무도 민간에 맡긴다. 기능실습생에 대해 주로 공익 법인이 맡던 채용기업 ‘감리’ 업무를 직업소개소 등 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특정 기능인력을 채용한 기업은 필수로 ▷고용계약, 입국 필요 사항 등 사전 안내 ▷출입국 공항 픽업 ▷사택 제공, 보증 등 통한 주거 확보 ▷은행 계좌 해설, 휴대전화 계약 등 생활 지원 ▷일본 생활 오리엔테이션 ▷생활일본어 학습 지원 등 10개 지원계획을 실시해야 한다. 지원계획을 위탁할 수 있도록 등록 지원기관 제도를 신설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10월 기준 허가받은 등록 지원기관은 8864곳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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