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물가 불확실성↑…통화긴축 상당기간 지속" 금리 6회 연속 동결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0.19.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행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4·5·7·8월에 이은 6회 연속 동결이다.

지난 8월 금리 결정 때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 등 영향으로 국내외 경기·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커졌고 국내 가계부채도 증가세가 계속되는 만큼 일단 금리 동결 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행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4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 3.5%까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2월 10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멈춘 후 이번까지 6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선 볼 수 없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번에는 수차례 언급됐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내외 경기·물가 흐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기조적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19.

구체적으로 금통위는 세계경제에 대해선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영향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에 대해선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향후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등 영향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말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 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 상방 리스크가 높아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근원물가는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지만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파급 영향 지속 등으로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금융시장 관련해선 일부 비은행 부문 리스크는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고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금통위는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 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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