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조명현씨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피와 땀이 묻어있는 혈세를 죄책감 없이 자신의 돈인 것처럼 사적으로 유용하고, 공무를 수행하게 되어있는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사람이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씨가 해온 일들은 작은 잘못도 아니고, 어쩌다 그럴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절대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씨가 공개 석상에서 얼굴과 이름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으로 일하며 김씨 관련 과잉 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폭로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해 8월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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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조씨는 19일 국회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반발로 무산되면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조씨는 “제가 겪었고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한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씨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만 국정감사에서 말씀드리려 했다”며 “이 대표는 무엇이 두려워 내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가는 것을 무산시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죄에 대한 인정과 사과,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 없이 여전히 굳건하게 국회의원이 되고 민주당 대표가 되어 활발히 활동 중인 이재명 대표이기에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국정감사 참고인 요청은 저에겐 두려운 일이었다”며 “많은 고민 끝에 큰 용기 내어 (국감) 참석을 결정했는데 무산으로 인해 그 용기를 다시 접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장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갑질과 공금횡령이 주목받는 게 두려워 민주당이 똘똘 뭉쳐 공익제보자의 국정감사 출석을 막았다”며 “이게 방탄국회가 아니면 무엇이 방탄국회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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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이 대표 지지자를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본인이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무조건적인 편들기는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국민이 이제는 내 편이어도 잘못된 부분은 꾸짖어 바로 잡고, 상대편이어도 잘한 부분에서는 박수치고 인정해줄 때 비로소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자는 국민이다’, ‘백성을 두려워하고 백성의 뜻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말이 성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보다 바른말이 편하다’는 이 대표가 이제는 진실을 말해 진정 편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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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달 26일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조씨를 참고인으로 추가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날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선 “법인카드 관련 감사를 진행한 적이 있느냐”는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김동연 경기지사는 “감사 결과 최소 60건에서 100건까지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지사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체 감사를 통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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