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 1월로 예정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법 적용 유예는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라며 반발했다.
민주노총·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연기되면 법 시행을 앞두고 준비를 했던 기업에게는 신뢰를 잃고, 인명을 경시하고 법 적용을 회피했던 기업에게는 버티면 된다는 인식을 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2일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소규모 사업장에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경영책임자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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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건설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인 기업에 적용된다. 정부는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선 규모 등을 고려해 시행을 2년 유예한 바 있다. 유예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시작된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늦추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임이자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당초 내년 1월27일에서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노총과 공동행동은 임이자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례가 없이 적용을 유예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 이후 3년도 모자라 또다시 적용 연기를 추진하는 것은 죽고 또 죽는 죽음의 일터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계의 왜곡된 실태조사, 보수 경제지의 여론 호도를 등에 업고 여당은 개악 법안을 발의하고, 노동부 장관은 연기 검토를 운운하고 있다"며 "대기업 중대재해는 검찰의 봐주기 수사 시간 끌기로, 중소기업 중대재해는 적용 연기로 결국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 시키는 쌍끌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유예 연장을 저지하기 위한 10만 명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대재해는 노동자 시민의 과실이 아니라 기업의 범죄행위임을 사회적으로 확인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악과 무력화를 우리는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악 저지에 10만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연기되면 법 시행을 앞두고 준비를 했던 기업에게는 신뢰를 잃고, 인명을 경시하고 법 적용을 회피했던 기업 에게는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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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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