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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방향타 선회 없다] '경기침체 VS 물가' 고민 속 6연속 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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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변수 혼재, 19일 금통위 3.5% 유지할 듯

美 연내 더 올리면 한은도 추가 인상 불가피

아주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08.24[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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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가 예고돼 있다. 미국 통화 긴축 기조와 고물가 지속,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은 인상 요인이다.

반면 국내 경기 둔화세와 가계부채 급등 속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등 인하 요인도 수두룩하다. 최근 중동발 유혈 분쟁까지 겹쳐 한은은 고심이 더 깊어진 상황이지만 결국 6연속 동결 결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5일 통화당국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1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총재 등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지난 1월 3.25%였던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달에도 또 동결하면 9개월째 3.5% 금리가 유지된다.

시장에서는 동결을 유력하게 본다.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인 데다 국내 경기 회복세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은 금리 조정에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다음 달 금리 동결 쪽으로 기울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11월 동결론을 설파하는 모습이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는 소수 의견을 통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 제기 없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3.50%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금통위원들 전반적 기조는 8월 회의와 마찬가지로 매파적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이 단기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가계부채와 원유 가격 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보다 정부의 미시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국내 환율이나 시장 가격 변화를 보면 이미 미국이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지난 5일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가 환율과 금리에 일부 반영·흡수된 만큼 긴축 수준을 높일 상황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 금리 격차를 의식해 금리 인상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예상치를 웃도는 데다 유가 변동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충돌로 중동발 유가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올해 마지막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 9월 점도표를 통해 연내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에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운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라는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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