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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1천명 넘는 파격 확대 전망…의사들 파업 등 '극단 대응'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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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부 극단적 결정하면, 대응도 극단적일 것"

'의대 정원 확대' 여론 거세 파업 돌입 쉽지 않을 듯

'공공의대·지역의사제' 빠지면 전공의 반발 작을 수도

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가·공공의대 설립 반대 1인 릴레이 시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18년간 3천명 언저리에서 묶였던 국내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2025년 대학입시부터 1천명 이상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의사 단체가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2020년 총파업처럼 대규모 파업이 벌어질 수도 있겠으나, 당시와는 달리 공공의대, 지역의사제 등의 방안이 빠질 수 있어 실제 파업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국민 3명 중 2명이 의대 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상황에서 여론 반발을 무릅쓰고 극단 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의대생 는다고 필수의료 공백 사라지나"…의협, '극단 행동' 경고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관한 의사단체의 입장은 확고하다.

단순히 수를 늘려서는 지금의 필수의료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의정 합의를 통해 논의하고 있었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거부하지도 않았다"며 "이제 막 현실적인 논의를 시작하려던 참인데, 소통 과정을 건너뛰고 정원 확대를 받아들이라고 하면 어떻게 수용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대로면 의협 집행부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정원 확대라는 극단적 결정을 하면 그에 따른 반응도 극단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0년 정부가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자 의사들은 총파업과 집단 휴진을 벌였다. 일부 의대생은 국가고시를 거부했다.

이번에 정부가 파격적인 의대 정원 확충안을 들고나온다면 다시 파업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협 관계자는 "입학생 수만 늘린다고 해서 의사들이 필수의료 현장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고도의 의료 정책이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책의 영역이 정치가 돼버리면 전문성은 사라지고 사회적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동안 의료계는 물론 시민사회와 의대 정원 확충을 두고 논의를 해왔다.

의협과 의료현안협의체를 꾸려 논의해왔고, 8월에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한국소비자연맹,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의사인력 전문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 찬성 여론 거세 파업 쉽지 않을 듯…'공공의대·지역의사제' 도입도 변수

정부가 파격적 수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등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인력난 해소를 위한 공공의대, 지역의사제 등은 빠질 가능성이 크다.

공공의대는 입학 후 일정 기간 공공의사로 근무할 것을 전제로 학생들을 모집한다. 지역의사제는 역시 특정 지역 복무 의무를 부여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두 제도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2020년 수준의 파업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2020년 7월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 10년간 4천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고, 이 가운데 3천명은 '지역의사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해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복무 하는 지역의사로 육성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로 이뤄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에 반발해 개원의 중심의 의협보다 먼저 집단휴진(파업)을 벌였다.

전공의들의 파업은 의협 파업보다 파급력이 더 크다. 대학병원 같은 상급의료기관의 진료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될 정부안에서 공공의대, 지역의사제가 빠진다면 전공의들의 집단 반발은 2020년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공의대 설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고, 지역의사제와 관련해서는 "검토를 심도 있게 하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더구나 이번에 발표할 정책 패키지에는 국립병원을 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할 것으로 알려져,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여론이 거센 것도 파업 등 극단 행동 돌입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낸 '2023 대국민 의료현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대 정원을 얼마나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4.0%가 '1천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를 포함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67.8%에 달했다. 국민 3명 중 2명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정책 패키지에 지역의사제 등이 빠진다면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

국회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반드시 지역의대 신설 및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도입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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