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이뤄진 합의, 현재까지 이행 안 돼
스웨덴 총리 "튀르키예 요구 다 들어줬다"
나토, 튀르키예·헝가리에 "속도를 내달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안보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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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토 가입과 관련해) 튀르키예와의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스웨덴의 나토 가입)는 튀르키예 의회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수십년간 유지해 온 군사적 중립 노선을 버리고 이웃나라 핀란드와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려면 기성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 하는 만장일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핀란드는 모든 회원국의 찬성으로 올해 4월 나토 가입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지지를 얻지 못해 아직 나토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크리스테르손 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리투아니아에서 만났을 때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튀르키예의 요구란 스웨덴 내 반(反)튀르키예 세력의 단속, 튀르키예 정부 및 이슬람교 경전 ‘쿠란’을 모독하는 행위 금지,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 지지 등이다. 이날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튀르키예의 요구를 전부 이행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두 사람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 게티이미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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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역시 “스웨덴은 할 만큼 했다”며 튀르키예와 헝가리 의회의 신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하지만 튀르키예 의회는 뚜렷한 이유 없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 비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구입 등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지연 작전이란 해석도 나온다. 나토에서 확인한 바로는 현재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신속히 비준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헝가리의 입장은 더욱 미묘하다. 튀르키예처럼 스웨덴에 뭔가를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대신 ‘스웨덴이 헝가리의 민주주의에 대해 국제사회를 상대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논리를 들어 가입안 비준을 미루는 모양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스웨덴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없다”며 “(비준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헝가리의 현 상황에 대해 “새로운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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