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사진은 비트코인(왼쪽)과 이더리움 이미지/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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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에 이어 두번째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이더리움의 가격이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기대감에 반등한 반면, 이더리움은 이렇다 할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여러 알트코인과 함께 부진한 가격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하반기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이른바 ‘머지(the Merge)’를 마친 후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 1년 간의 가격 흐름을 보면 머지 업그레이드가 자산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 비트코인은 9월 이후 5% 상승, 이더리움은 5% 하락
13일 오후 5시 현재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0.7% 오른 21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일 거래 가격인 225만원에서 한달여 만에 약 5.4% 떨어진 것이다. 이달 초 234만원대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최근 열흘 간 하락률은 약 10%에 이른다.
비트코인의 경우 이달 들어 잠시 약세를 보였지만, 이더리움과 달리 반등 후 비교적 양호한 가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13일 오후 5시 기준 가격은 3690만원으로 지난달 1일 거래 가격인 3500만원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최근 한달 기준으로는 약 7%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거래와 결제는 물론 계약 관련 문서와 보안 메일, 전자투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치가 높은 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은 가격 변동이 심한 대다수 알트코인에 비해 비트코인과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9월 이후 비트코인은 전체적인 코인 시장의 약세 속에서도 강보합 수준의 가격을 유지한 반면 이더리움은 여러 알트코인과 함께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 상승 동력 못 찾는 이더리움… 발행사 매도·선물 ETF 흥행 부진 악재
가상자산 시장 관계자들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달리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향후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내년 초 현물 ETF의 출시로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이더리움은 이 같은 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 들어 블랙록, 아크인베스트, 피델리티 등 미국의 여러 대형 금융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SEC는 결정을 일단 유보한 상태지만, 심사 기한은 최대 240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미 증권법 규정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승인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더리움은 최근 오히려 여러 악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발행 재단은 최근 이더리움 1700개를 팔아치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달 초 출시된 이더리움 선물 ETF 9종의 첫날 거래 규모는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약 200만달러(약 27억원) 수준에 그쳤다.
가상자산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기술적 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1년 간 실제 가격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면서 “발행사의 매도 소식과 선물 ETF의 거래 부진으로 이더리움의 자산 가치에 대해 의심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 “가격 5배로 뛸 것” 전망도
다만, 금융 시장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이더리움은 기술 효용성이 높아 가격이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CNBC에 따르면 영국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고객들에게 발송한 서한을 통해 “이더리움 가격이 오는 2026년까지 8000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이더리움이 154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3년 안에 가격이 5배 이상 뛸 것이라고 분석한 셈이다.
제프 켄드릭 투자 분석가는 “이더리움의 레이어2 확장 솔루션이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면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스마트 계약 분야 등에서 이더리움의 활용 가치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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