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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대통령실 참모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상황, 민심 겸허히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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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패배 공식 입장은 발표 안해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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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패배한 데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당 강세 지역 1곳에서 치른 구청장 선거 결과인 만큼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참모는 “여권에 미칠 충격파가 작지 않을 것”이라며 파장을 주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여권 전반에 대한 쇄신에 시동을 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밤 김 후보 패배가 확실시되자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1곳에서 치러진 구청장 선거로 민심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강서구는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의 현역 의원 모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지난 대선 때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윤 대통령을 앞선 곳이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윤석열 정부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김 후보 패배는 정권 심판론이 수도권에서 상당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어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대대적인 참모진 쇄신이나 국정 기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국면 전환이나 지지율 반등을 위한 인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한 대통령실 인사는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것과 인위적인 국면 전환은 다르다”며 “대통령도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보궐선거와 관계없이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인사를 10월 하순 이후 차례로 교체하는 인사를 검토해 왔다. 한 관계자는 “일부 비서관·행정관급 인사들은 10월 20일과 11월 10일 전후, 수석급 인사들은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2월 12일 전후 사퇴하는 방안이 검토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패배 여파로 교체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그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나 대국민 소통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내각과 참모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고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민생 우선’을 등한시하는 것으로 비친 측면이 있다”며 “민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이런 인식이 퍼져 있다면 대통령의 소통이나 참모들의 홍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때 결단하면 행동하는 면모도 보였던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여권 일부와 야당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문회 퇴장’ 등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지만, 윤 대통령은 임명하지 않을 정도의 결정적 흠결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조만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안에선 “윤 대통령이 보고서 송부를 요청함으로써 임명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선 “재송부 시한에 여당 내 기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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