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1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약 10억원의 비상장주식 미신고 등 각종 의혹이 불거져 지난 6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야당 의원들이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하자 한 장관은 “법무부는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해 대통령실에 넘길 뿐”이라며 책임을 대통령실로 떠넘겼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자 검증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했느냐’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 장관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제청을 거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기 때문에 과거에도 정부 측에서 검증을 해왔다”며 “과거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자료 수집과 판단을 같이 해왔고 지금(이 후보자 검증)은 바뀐 절차에 따라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자료 수집을 하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검증 판단을 하는 구조로 진행됐다”고 했다. 한 장관은 “원래 구체적인 검증 대상을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대법원장이기 때문에 확인해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실체가 있는 의혹 때문에 낙마한 터라 이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인사검증에 관여한 법무부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 후보자는 재산신고를 하지 않은 비상장주식 액수가 10억원에 달했고 자산 증식과 증여 과정에도 석연찮은 대목이 많았다.
송 의원은 “이 후보자의 경우 미신고한 비상장주식이 완전 다른 제3자의 것이 아니라 가족들 것이었고, 배당을 받아 세금도 냈다. 이런 정보는 법무부가 1차적으로 수집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어 “법무부가 확인을 안 했다고 하면 법무부 잘못이고, 법무부가 확인했다면 책임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져야 한다.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함구했다. 한 장관은 “특정한 검증 대상의 검증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저희는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는 업무를 통상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인사에 대한) 가부 판단은 하지 않고 자료를 프로토콜(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수집하는 역할만 한다. 의견을 넣지 않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넘기는 역할까지만 한다”고 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도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데 대해 “(야당의) 입맛에 맞는 사법부를 구성하기 위한 당리당략적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대법원장 후보자 부결로)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고 사법 공백을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모욕적’이라며 “한 장관의 발언은 근거가 아니라 본인 뇌피셜이자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여야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의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가 쟁점이 됐다.
‘김만배 녹취록’은 대검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중수2과장이 대장동에 부산저축은행 자금을 끌어온 조우형씨를 봐줬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한 장관은 이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검찰의 과거 대장동 수사팀이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의혹의 실체를 어떻게 조사했는지 확인해봤느냐’고 질의했고, 한 장관은 “(김 전 총장의 지시에 따라) 수사했지만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신자용 검찰국장도 “당시 김 전 총장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팀에 해당 사항을 수사하라고 시켰고, 수사팀에서 그대로 이행했으나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윤 대통령이) 부실수사했다는 내용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편향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권칠승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대장동 그분’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 핵심이 이재명 지사라고 글을 올린 것이 가짜뉴스라는 게 드러났다”며 “이 가짜뉴스를 인용 보도한 언론들에도 뭔가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선택적인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 오뉴완으로 레벨업, 오퀴완으로 지식업! KHANUP!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