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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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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면봉쇄 반대…집단처벌은 부당” 미국과는 다른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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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이스라엘-하마스 양쪽에 자제 요구

EU “이, 지상 방어권 있지만 국제법 지켜야”


한겨레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들이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이후 맨발 상태로 긴급 대피하고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후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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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러시아도 양쪽 모두의 자제를 당부하며 팔레스타인 갈등의 최종 해결책으로 ‘두 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하는 등 ‘중립’을 유지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 지원’ 입장을 밝힌 미국과 가자지구 봉쇄에 반대하는 유럽연합, 중립을 고수하는 중국·러시아 등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0일(현지시각)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유럽연합 27개국 외교장관 비공식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심각한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다시 한번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이 지상에서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확실히 있지만, 이는 국제인도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하마스의 “테러 행위”가 “엄청난 고통을 초래했다”면서도 이스라엘이 국제법에 따라 가자지구에 “식량·물·의약품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앞선 9일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식량·물 등 생필품의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 보렐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을 만나서는 회원국들 중 “압도적 다수”가 유럽연합이 해오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원조 지속에 동의했다며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집단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전날 물·식량·전기 차단은 “매우 고통스러운”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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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10일(현지시각)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유럽연합(EU) 27개국 외교장관 비공식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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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고립’ 상태에 빠진 러시아는 이번 비극을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소재로 적극 활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0일 ‘러시아 에너지 주간’ 포럼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무함마드 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에서 만나 이 갈등이 “중동에서 미국의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독점하려고 했고, 실행 가능한 타협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처럼 평가하는 근거로 “서방은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근본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된 국가를 만들어 공존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은 1993년 ‘오슬로 합의’를 통해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의 경계선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된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합의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평화협상은 열리지 못하는 중이고, 합의 내용도 사실상 사문화됐다. 유럽연합과 중국 역시 이번 충돌 이후 ‘두 국가 해법’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김미향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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