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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현실 전하던 SNS, 이젠 허위정보만"…EU, 머스크에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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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하마스 공격 후 불법·허위 정보 X서 확산…
"소셜미디어 이상주의 시대 종료 보여줘"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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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트위터(현재 엑스) 등 소셜미디어(SNS)는 중동 지역의 분쟁 위기 상황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SNS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는 '가짜뉴스 플랫폼'으로 주로 사용되는 등 이런 영향력이 사라졌다고 11일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당시 트위터와 메타의 주요 기능은 정보 공유, 커뮤니티 조직 등으로 민주주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퍼졌었다. 하지만 이번 중동 분쟁은 SNS 업계가 더 이상 이런 높은 비전을 핵심 사명의 일부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스라엘 전쟁은 소셜미디어의 이상주의 시대가 어떻게 끝났는지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엑스(X, 옛 트위터) 문제가 심각하다고 통신은 짚었다.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후 몇 시간 동안 엑스에는 (이번 전쟁과) 관련이 없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이 넘쳐났다"며 "이는 머스크가 (엑스의) 콘텐츠 심의 규정을 완화한 결과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엑스 측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하마스와 이스라엘 충돌과 관련된 엑스의 게시물은 5000만개가 넘는다.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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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소셜미디어 연구원들을 인용해 올해 초 머스크의 정책 변경으로 엑스 내 허위 계정 및 정보 규모를 추적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이것이 가짜뉴스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허위 정보의 기원과 확산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머스크의 플랫폼(엑스) 인수 전에는 데이터 도구가 학계에 무료로 제공됐었다. 하지만 인수 후 데이터 도구에 대한 액세스가 엑스에서 제거되면서 실시간 이슈에 대한 키워드, 해시태그(#) 및 기타 정보를 자동으로 추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데이터 도구가 없으면 수천 개의 링크를 수동으로 분석해야 한다.

외신은 머스크 인수 후 엑스의 허위 정보 문제가 심화했고 관련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머스크에 직접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이날 머스크에 "엑스가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 유포에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24시간 이내 대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브르통 위원은 서한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무력 충돌 또는 비디오게임 등 군사용 영상을 편집해 조작된 정보와 사진들이 엑스에 퍼지고 있다며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DSA는 EU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규제하고자 만든 법안으로, 지난 8월 25일부터 시행됐다. 만약 엑스가 DSA를 준수하지 않으면 EU가 회사 연간 수익의 6%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한편 엑스 측은 지난 9일 하마스와 관련된 새로 생성된 계정을 삭제하고, 폭력·혐오 등 문제가 될 만한 게시물 수만 개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이터는 "엑스는 (수만 개의) 게시물에 어떤 조처를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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