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재역습, 韓경제 비상]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고용률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주 36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등 ‘고용의 질’을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질 좋은 일자리’가 없다보니 그냥 ‘쉬는’ 청년들도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치솟은 물가 탓에 실질임금은 올 하반기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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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 고용률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1월 67.8%, 2월 68.0%, 3월 68.7%, 4월 69.0%, 5월 69.9%, 6월 69.9%, 7월 69.6%, 8월 69.6% 등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지난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매월 당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초단기 취업자도 10% 육박
아르바이트 직원 [123r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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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자리 질’을 보면, 이런 역대 최고 고용률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최근 5년 간 8월 기준 취업자 수를 보면, 2020년 2708만5000명, 2021년 2760만3000명, 2022년 2841명, 2023년 2867만8000명으로 그 증가폭이 완만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36시간 미만 단기취업자는 2020년 639만6000명, 2021년 1052만2000명, 2022년 1236만9000명, 2023년 1368만2000명으로 가파른 증가폭을 나타냈다.
전체 취업자 대비 단기취업자 비중은 2020년 23.6%에서 2023년 47.7%로 치솟았다. 취업자 10명 중 2명 수준이던 단기 취업자 수가 불과 3년 만에 10명 중 5명 가량으로 늘어난 셈이다.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기 취업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8월 기준 초단기 취업자 수는 2020년 227만3000명(전체 취업자의 8.4%), 2021년 234만2000명(8.5%), 2022년 240만3000명(8.5%), 2023년 262만명(9.1%)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단기·초단기 일자리는 양질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주당 취업시간이 15시간을 밑도는 초단기 일자리는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유급 연차휴가 등이 제공되지 않고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대상도 아니다.
문제는 갈수록 질 나쁜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있다는 점이. 당장 올해 8월 기준 36시간 미만 취업자(1368만2000명)는 전년 대비 131만3000명(10.6%)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1443만9000명)는 100만명(6.5%) 줄었다.
‘질 나쁜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배달이나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플랫폼 기반 노동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 집계를 보면 시간 단위로 일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전년보다 20~30% 늘었다”며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사업주들이 ‘쪼개기’ 고용을 통해 주휴수당 지급을 기피하고 있는 탓도 크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5일을 일해도 6일치 급여를 받도록 돼 있다. 이 탓에 인건비를 줄이려는 사업주들이 15시간 이하로 ‘쪼개기’ 고용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냥 쉬는’ 청년들…“좋은 일자리가 없어요”
2023년 상반기 기준 청년층 중 ‘쉬었음’ 비중은 5.0%(42만5000명)으로 2015년 3.3%(30만7000명)에서 약 1.4배 늘었다. 이 중 37%(약 15만7000명)는 대졸 이상 학력자이고 고졸 이상 비중은 94%(약 40만명)에 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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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보험 적용을 받는 고용안정성 높은 일자리 대신 질 나쁜 일자리만 늘다보니 역대 최고 고용률 속에서도 청년 고용률은 형편없다. 실제 올해 15~29세 고용률은 1월에만 1년 전보다 0.4%포인트 늘었고,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째 감소했다.
특히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냥 ‘쉬는’ 청년들도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7월과 8월 통계청 조사에서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은 각각 40만2000명, 40만4000명으로 두 달 연속 40만명을 웃돌았다. 2015년 ‘쉬는‘ 청년의 비중은 3.3%(30만7000명)이었지만, 올 상반기 기준 이 비중은 5.0%(42만5000명)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37%(약 15만7000명)는 대졸 이상 학력자이고 고졸 이상 비중은 94%(약 40만명)에 달한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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