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반도체 양산 시설을 갖춘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내부 전경. 삼성전자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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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선행지표 구실을 하는 디(D)램 현물가격이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이 3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가 디램 가격 상승세를 이끌며 내년 상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디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디램 범용제품 ‘디디알(DDR)4 8기가비트(Gb) 2666’의 지난 6일 기준 현물가격이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연중 최저가 1.448달러에 견줘 한달 새 4.8% 오른 것이다. 용량이 큰 ‘디이알4 16기가비트 2666’ 제품 가격 역시 지난달 8일에는 2.715달러로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는데, 한달 뒤인 지난 6일에는 2.80달러로 3.13% 올랐다.
디램 현물가는 지난해 2월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다가 지난달부터 반등하는 추세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개인용컴퓨터(PC) 등 디지털 기기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제조사들의 디램 재고가 급증한 게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그 결과 글로벌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삼성전자까지도 올해 상반기에만 9조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범용 반도체 감산 폭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디램 현물가는 소비자 거래 같은 소매시장에서 적용되는 제품 가격이다. 메모리 제조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기업 간 계약 때 적용되는 고정거래 가격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시장선행 지표다. 기업 간 고정거래 가격은 통상 3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현물가격과 비슷하게 오르내리는 경향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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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고정거래 가격도 하락세를 멈춘 상태다. 디램익스체인지 집계 결과, 디디알4 8기가비트 제품의 9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0달러로 지난달과 같았다. 지난 4월 1.45달러에서 5개월 연속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부터 보합세로 전환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업계 관계자는 “감산 효과가 나타나는 6개월 전후 시점에 재고가 정상화하는 신호다. 디램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은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부터는 디램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 반등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유학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피시 업체들의 디램 재고가 여전히 10∼16주 정도로 높은 수준이지만, 삼성의 추가 감산 결정과 가격 변곡점 통과에 대한 공감대로 구매 심리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3분기에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 폭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조2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4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3분기에도 4조원 안팎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3분기 영업적자가 1조68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는 디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동시에 반등해, 디램 사업은 올해 4분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추정된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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