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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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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 9일 만에 법정 나온 이재명 “검찰 주장에 모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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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위례신도시 의혹 첫 재판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6일 오전 지팡이를 짚은 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 도착했다. 이날은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헤 의혹 사건 첫 공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이 대표는 입을 다문 채 지지자들을 지나 법정으로 이동했다.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탔다.

한 차례 미뤄진 이날 재판은 1시간20여분 만에 끝났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24일간 단식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상태라며 재판을 짧게 끝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이 대표가) 근육이 많이 소실돼 앉아 있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며 “얼마 전 영장심사에서 8~9시간 앉아 있어 큰 후유증을 겪고 있고 회복이 더디다”고 했다.

검찰은 이미 기일이 한 번 연기된 데다 이 대표가 영장심사를 받은 이후 상당한 시일이 흐른 만큼 건강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맞섰다. 검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을 하는 것을 봐서 재판을 진행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결국 검찰 측 일부 공소사실과 이에 대한 이 대표 반박을 듣는 것으로 이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공소사실을 진술하는 동안 눈을 감거나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가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었다. 이 대표는 “상식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기본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냐는 생각이 든다”며 “혐오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 세력인 민간 사업자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한 개도 들어준 바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을 보면 제가 그들(민간업자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자기들끼리 스스로 이야기를 한다”며 “검찰이 그런 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데 제가 무슨 유착을 했다는 건지 피고인 입장을 떠나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저에 대한 수사는 검사를 수십 명 투입해 수백 번 압수수색을 하는 등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또 (수사를) 할 것이며 제가 살아있는 한 계속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진술을 마친 이 대표는 함께 기소돼 피고인석에 앉은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의 ‘신체접촉 허가’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대표는 “(정 전 실장의) 보석 조건 때문에 제가 정진상 피고인과 전혀 접촉을 못하는데,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하거나 재판이 종료되면 대화하지 않을 테니 신체접촉만 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이 대표는 재판이 끝난 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등을 두들기고 포옹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 전 실장과 한 차례 악수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열린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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