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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서민층 옥죄는 고금리… 자영업자 대출 연체 7.3조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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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3고’ 덮친 한국경제]

신용위기 커지며 ‘빚 폭탄’ 시름

‘최고 19%’ 카드 리볼빙 최대 규모

빚 못갚는 20대 1년반새 16% 늘어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신용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7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고, 연체율 또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최고 19%가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 카드 리볼빙(일부 결제대금 이월 약정) 서비스 잔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10∼12월)에도 고금리가 지속되며 서민 경제가 한층 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계속되는 고금리에 자영업자 ‘빚 폭탄’

4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3개월 새 9조5000억 원 불었다. 특히 6월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역대 가장 많은 7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액은 지난해 말 4조1000억 원에서 6개월 새 78.04%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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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로 2014년 3분기(7∼9월·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도 부실이 터질 경우 금융업 전반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 도화선이다. 2018년 말 101만8000명에 그치던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수는 올 6월 말엔 177만8000명까지 불어났다. 금융회사의 세부 업권별로 보면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6.42%로 2016년 3분기(6.91%)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위험 수위까지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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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과 저신용자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를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당장 카드 결제대금조차 낼 수 없어 12.1∼19.4%의 수수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감당해야 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3782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1년 전(6조8110억 원)과 견줘 8.3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 30대 청년층의 빚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고금리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21년 말 74만7800명에서 올 6월 말 77만7200명으로 3.9% 늘어났다. 이 중 29세 이하 청년층은 같은 기간 8만2800명에서 9만5700명으로 1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민 빚 부담에 공적 보증기관도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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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집주인이나 자영업자의 빚 보증을 하는 공적 보증기관들의 부실도 늘고 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 해 전세 보증사고 예상액은 3조7861억 원이다. 지난해 보증 사고액인 1조1726억 원의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증금액이 늘면서 올해 12월 HUG 보증배수(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는 60.5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증한도에 도달하면 HUG가 취급하는 모든 보증의 발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부는 올해 9월부터 HUG의 보증한도를 자기자본의 60배에서 70배로 확대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자영업자에게 적극적으로 보증을 해줬던 신용보증기금 역시 부실률이 커지면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상태다. 햇살론 등 서민 전용대출을 대출자가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일 긴급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4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 가능성을 살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좋지 않아 서민들이 대출을 많이 받은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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