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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반도체 반등에 8월 생산 30개월만 최대폭↑…고금리·고유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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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월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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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데 이어 8월 생산과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생산이 반등한 영향에 힘입은 결과로 상반기 부진했던 한국경제에 모처럼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점, 고유가·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은 하반기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1(2020년=100)로 전월보다 2.2% 증가했다. 2021년 2월(2.3%)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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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산업별로 보면 지난해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전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4개 부분에서 모두 생산이 증가했다. 광공업(5.5%) 증가 폭이 가장 컸고, 건설업(4.4%), 공공행정(2.5%), 서비스업(0.3%)이 뒤를 이었다. 기획재정부는 “38개월 만에 광공업 생산이 최대폭으로 증가한 건 3분기 제조업과 순수출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전산업 생산 증가를 견인한 건 반도체다. D램·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달보다 생산이 13.4% 늘어나 3월(30.9%)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3% 증가하며 지난해 7월(14.9%) 이후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체 제조업 생산은 5.6%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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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설비투자도 3.6% 늘어나며 호조세를 보였다. 작년 8월(8.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선박 등 운송장비가 13.1%, 기계류가 0.6% 각각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 설비투자 감소 폭이 마이너스 8.9%로 워낙 컸기 때문에 기저효과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3대 지표 중에선 소비지표가 유일하게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승용차와 의복 판매 등이 줄어들며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두 달 연속 감소세가 나타난 건 작년 4~7월 이후 1년여 만이다.

통계청은 소비가 다소 부진하고 고용이 마이너스 된 부분이 반영돼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99.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수가 100 이하면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뜻이다.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정부는 그럼에도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비판매가 다소 주춤하지만, 서비스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9월 카드 결제액 확대 등을 고려하면 완만한 소비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또 전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모든 부문이 17개월 만에 동반 증가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가계부채 부담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과 투자에서 플러스 숫자가 나왔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도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생산이 반등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상승 폭이 크진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물가의 경우 한 차례 상승 웨이브(파도)가 지나갔는데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 두 번째 웨이브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 교수는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고금리 기조가 더 오래갈 수밖에 없다. 그럼 가계의 부채 부담이 커져 한국 경제에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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