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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킹달러' 돌아오고 글로벌증시는 추락…'16년 최고' 美국채금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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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 국채 수익률 5% 육박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고금리 더간다" 채권 매도, 원/달러 환율 1360원 '터치'…
글로벌 증시 추락, 각국 차입 비용 상승 등 시장 여파 확산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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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이 5%에 육박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글로벌 금융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고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것이란 시장의 베팅에 가뜩이나 강한 달러가 더 강세를 띠며 다른 통화가치를 내리눌렀다. 25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시장의 매도세는 글로벌 증시의 추락으로 이어졌다.

4일 10시 37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0.70원이다.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10원 넘게 급등해 연고점을 경신한 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6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22일(1362.9원)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넘을 경우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3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 시장의 거센 매도세로 미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4.95%까지 뛰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신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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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 상승과 맞물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이날 장중 107.35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강달러는 다른 통화에 대한 압력을 높였다. 일본 엔화 환율은 저항선인 150엔을 넘었다가(가치 하락)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이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자 아래로 내려와 149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며 통화가치를 방어한 러시아도 루블화가 달러당 100 위로 가며 가치가 곤두박질했다.

글로벌 채권시장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국제 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해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국채 매도 행렬은 전세계 주식과 채권의 하락으로 확산됐다. 독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77%포인트 올라 3.211%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3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5.45%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ING 상무이사 파드라익 가비는 "근본적인 거시적 탄력성 때문에 채권 시장이 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실질 금리 상승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 만기 영국 국채 수익률도 이번 주 5%를 돌파했다 다시 4.99%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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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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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12% 하락해 2412.73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오전장에서 1.93% 내려 마감했다. 3일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1.9% 하락해 5월 31일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고 S&P500지수도 1.4% 하락했다. 유럽지역의 스톡스600 지수도 1.1% 하락하며 역풍을 맞았다. 월가의 '공포 게이지'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는 5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의 고용지표는 증시에 찬물을 더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의 구인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8월 민간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집계돼 전월보다 69만건(7.7%)이나 늘었다. 전문가 예상치 880만건을 크게 넘은 것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경기둔화 신호를 보여주지 못했다. 연준은 실업률이 치솟지 않는 이상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해왔다.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은 내년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5.25%에서 5.5%로 두세 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연준회의 전에 트레이더들은 같은 기간 4~5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체리레인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로이터통신에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다른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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