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기자 |
3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7 프로’의 데뷔전이 시작과 동시에 발열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게임 실행 30분 만에 온도가 섭씨 48도 넘게 치솟았다”는 폭로를 시작으로, 해외 유력 매체들은 연일 ‘아이폰15 발열(iPhone15 overheating)’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제품)’로 불리던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칩이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애플은 과열 현상을 인정하고, 곧 해결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출시 초기 운영체제(OS) 등에서 최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논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내고 “최신 운영체제(iOS 17) 소프트웨어 버그와 일부 타사 앱으로 시스템 과부하가 걸렸다”며 “처음 며칠 동안 기기가 뜨거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충분히 자체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업데이트 방식과 일정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아이폰15 기본 모델·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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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5 시리즈에 탑재된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업그레이드된 규격의 D램 데이터 처리속도를 맞추기 위해 전력 소모가 커졌고, 그 과정에서 발열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두 달 내로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해명과 달리 단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커진다. 설계 역량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무엇보다 애플의 자체 AP를 설계하는 애플실리콘을 이끌어왔던 핵심 설계 인력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 등으로 연달아 옮겨가며 애플실리콘의 설계 실력이 예전만 못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가장 뜨거운 이슈는 위탁생산을 맡았던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 문제다. 말 그대로 TSMC가 칩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추측이다. TSMC의 첫 3나노 공정의 수율과 성능 문제는 아이폰15 공개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선 공정 문제를 넘어 애초에 ‘3나노의 벽’이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는 회로 선폭을 나노미터 단위로 계속 좁히는 방식으로 성능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물리적 한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애플은 이에 대해 “이번 A17 프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성능은 전작인 A16 바이오닉 대비 약 10% 향상됐다”고 밝혔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작동 전압을 얼마나 더 떨어뜨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3나노 수준으로 내려가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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