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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토)

"인류를 구했다"… 코로나 백신 주역들 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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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드루 와이스먼(왼쪽)과 커털린 커리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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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기존에 수십 년이 걸리던 백신 개발이 mRNA로 몇 개월 만에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팬데믹 때 수많은 인류의 목숨을 구했다는 평가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커털린 커리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특임교수 겸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68)과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64)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에 의한 발견은 2020년 초 시작된 팬데믹 기간에 효과적인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면서 "mRNA가 면역체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으며 현대 인류 건강이 위협에 처했을 때 전례 없는 백신 개발을 가능케 하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은 이번 팬데믹 사태를 퇴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전 백신 개발 역사에서 사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첨단기술이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mRNA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개발해내며 인류가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m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DNA 정보를 실어 나른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이 아니라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이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에 따라 타깃이 되는 바이러스의 유전체 서열만 알아내면 어떤 변이나 신종 병원체가 등장해도 빠르게 백신을 만들 수 있다.

mRNA 자체는 1960년대에 발견됐으며 1990년대에 이르러 백신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이 처음 제시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활용되지 못했다. mRNA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인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물질이란 문제 때문이었다.

두 수상자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핵산의 기본 단위를 뜻하는 '뉴클레오사이드'를 조작해 mRNA를 합성한 뒤 선천 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을 고안했다. mRNA가 몸속으로 들어갔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모더나 창립 멤버인 로버트 랭어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의 제자이자 국내 mRNA 전문가로 꼽히는 이혁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두 수상자의 기술은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전 세계에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 기술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배성만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팬데믹에서 mRNA 백신이 빠르게 개발된 데는 이 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백신의 여왕'으로 불리는 커리코 특임교수는 과거 40년 가까이 학계 관심이나 정부 지원과 거리가 먼 삶을 살며 mRNA 연구에 매진했다. 연구비가 끊기거나 논문 게재를 거절당하는 일도 숱하게 겪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을 이끈 mRNA의 부작용을 막는 기술을 2005년 개발해 국제학술지 '면역'에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커리코 특임교수는 와이스먼 교수를 만나면서 mRNA로 백신을 개발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원래 HIV 백신을 개발하던 와이스먼 교수는 mRNA의 가능성에 주목해 7년간 연구한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

두 사람은 모두 지독한 일벌레였다. 늦은 밤에도 실험에 관해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당신, 아직 안 자느냐?"며 서로 놀랐다고 한다. 커리코 교수는 "실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의 기대가 실수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실험에 매달렸고 그 결과가 바로 인류를 구원한 mRNA였다.

한편 올해에도 '래스커상'이 예비 노벨상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래스커상은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이자 지난 20년간 수상자 32명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아 예비 노벨상으로 불린다. 커리코 특임교수와 와이스먼 교수는 2021년 래스커상을 받은 바 있다. 두 수상자는 상금으로 1100만크로나(약 13억6000만원)를 나눠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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