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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만화와 웹툰

네이버·카카오의 격전지…웹툰업계는 왜 일본 시장에 주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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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 종주국' 위상에 소비·제작 산업 모두 커…빅테크도 속속 참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툰은 더 이상 국내 시장만을 무대로 삼지 않는다.

국내 웹툰 플랫폼들이 가장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는 해외 시장은 어딜까.

연합뉴스

라인망가
[네이버웹툰 제공]


◇ 3대 만화시장 일본·미국·프랑스…그중에도 일본에 쏠리는 눈길

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으로는 일본과 미국, 프랑스가 꼽힌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이야말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국가다.

우선 일본은 남녀노소 누구나 만화를 자연스럽게 즐기는 세계 1위 만화 소비국이다.

일본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만화시장은 6천770억엔(약 6조1천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만가 종주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만화시장을 주도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세계 2위 만화 소비국인 프랑스를 들여다보면, 자국 만화인 방드데시네(BD) 못지않게 일본 만가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1999년부터 만가, 애니메이션, 음악 등을 접할 수 있는 박람회인 재팬 엑스포를 열고 있으며, 올해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일본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와 '크라잉 프리맨'의 작가인 이케가미 료이치가 명예상을, '진격의 거인'을 그린 이사야마 하지메가 50회 특별상을 받는 등 일본 만화가 주류로 자리 잡은 상태다.

일본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프랑스 등 해외 시장에도 스며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일본에서는 오랜 시간 잡지·단행본 중심으로 만화가 유통돼왔지만,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만화 시장의 잠재성도 큰 편이다.

무엇보다 일본에는 만화 제작 인프라 및 창작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웹툰을 만들어서 수출하는 방식 대신에 일본 현지에서 합작이나 작가 발굴을 통해 제작하고 이를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웹툰 업계에서는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창작자 지망생 풀이 가장 큰 시장으로 다양한 장르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다"며 "애니메이션 등 IP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춘 파트너사가 많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픽코마
[카카오픽코마 제공]


◇ 韓웹툰, 일본시장 진출 10년…아마존·애플도 속속 가세

한국 웹툰이 일본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2013년이다.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2013년 4월 '라인망가'를 출시하면서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을 일본 독자들에게 선보인 것이 시초다.

뒤이어 카카오픽코마의 전신인 카카오재팬이 2016년 4월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론칭했다.

후발주자였지만 한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비즈니스 모델인 '기다리면 무료'를 본뜬 '기다리면 0엔' 시스템으로 이용자를 모았다.

수년이 흐른 지금 두 회사는 제각각 일본 디지털 만화시장 1위를 자처한다.

우선 카카오픽코마에 따르면 픽코마는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만화 앱 매출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이는 데이터·분석 플랫폼 데이터닷에이아이(data.ai) 집계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또 올 2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천만명 이상을 기록했으며 일본 앱 만화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2분기 거래액은 사상 최대로, 250억엔 이상이었다고 했다.

라인망가는 지난해 4월 운영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e북 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하면서 반전의 기점을 마련했다. e북 이니셔티브 재팬은 2022년 소프트뱅크 그룹 계열사이자 'e북 재팬', '북팬'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인수를 계기로 라인망가와 e북재팬 통합 월간 MAU는 2천만명 이상, 통합 거래액으로 따지면 일본 디지털 만화 업계 1위로 올라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월간 통합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인 100억 엔을, 올 1월 라인망가 앱 다운로드 수는 일본 만화 업계 최초로 4천만회를 돌파했다.

연합뉴스

아마존 플립툰
[아마존 킨들스토어 갈무리]


일본 시장을 노리는 것은 한국 기업만이 아니다.

4월 아마존이 플립툰이라는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고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가 '세로 읽는 만화'(縱讀みマンガ·다테요미만가)를 내놔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한국 기반 웹툰 플랫폼들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동시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도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다만, 아마존·애플 등 빅테크가 웹툰을 자체 생산하기보다는 한국 등지의 제작사에서 작품을 공급받아 유통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작품을 유통·판매하는 퍼블리셔 역할 뿐 아니라 현지 창작자를 발굴하고 생태계를 키우는 플랫폼"이라며 "현지 창작자 발굴 성공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라인망가는 2015년 아마추어 작가 플랫폼인 인디즈를 만들고 창작자 발굴에 힘써왔다.

인디즈를 통해 '선배는 남자아이'라는 웹툰을 발굴해 한국어, 프랑스어, 태국어로 번역해 연재 중이며, 애니플렉스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했다.

카카오픽코마의 경우 2021년 대원미디어 자회사 스토리작과 합작해 일본에 셰르파 스튜디오라는 웹툰 스튜디오를 세웠으며, 지난해 첫 제작 웹툰 '제물인 나와 늑대의 왕'을 픽코마에서 공개한 바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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