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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중견기업 해부] 미래나노텍, 2차전지 소재로 성장동력 확보… 美 진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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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래첨단소재를 인수하며 2차전지 소재 분야에 진출한 미래나노텍이 북미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섰다. 캐나다에 미래첨단소재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캐나다 공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나노텍은 LCD(액정표시장치) TV용 광학필름 시장 선두기업이다. 최근 LCD 시장이 주춤하자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2차전지 분야를 택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래나노텍의 연결기준 매출 3222억원 중 이차전지 소재(양극재첨가제·수산화리튬) 매출은 1119억원으로 34.7%를 차지했다. 매출은 전체 사업부문 중 가장 많고 주력 품목인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매출(995억원)도 뛰어넘었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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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D TV용 광학필름 진출… 3M 독점체제 깨

미래나노텍은 LCD TV용 광학필름 분야에 주력해왔다. 창업주인 김철영 대표가 지분 19.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광운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SDI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당시 3M이 독점하던 LCD TV용 광학필름 시장에 주목했고, 2002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 창업 2년 만인 2004년 마이크로 렌즈 타입 광학필름(UTE) 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UTEI, UTEII, UTE25 등 다양한 시리즈를 출시하며 제품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제품들이 국내 LCD패널사의 원가절감에 기여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미래나노텍은 삼성, 소니, 하이센스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덩치를 키웠다. 2002년 6억원이었던 매출은 2006년 629억원으로 증가했고, 2007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듬해엔 5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분야 점유율은 국내시장 1위(45%), 세계시장 2위(21%)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2014년 OLED가 등장하면서 기업 성장세가 둔화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모듈(LCD 뒤에서 빛을 내는 발광체)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OLED 시장이 커지면서 백라이트 모듈에 대한 수요가 줄었고, 모듈 제작에 필요한 광학필름 시장도 위축됐다. 미래나노텍의 매출은 한동안 3000억원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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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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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ED 등장으로 시장 정체… 기업 인수로 위기 극복

김 회장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2015년 상신전자를 인수하며 전기차 부품시장에 진입했다. 상신전자는 전자파를 차단해 주는 노이즈필터와 전류의 급격한 변화를 억제하는 리액터 등을 생산한다. 2017년에는 광학필름 타발(커팅) 전문 기업인 미래비젼을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바로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미래나노텍의 매출은 2000억원대 후반을 기록하면서 과거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TV 매출이 늘어나면서 2020년 매출이 4000억원을 넘어서기는 했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매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나노텍은 작년 2월 미래첨단소재(구 제앤케이)를 인수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미래첨단소재는 2차전지 양극재에 들어가는 첨가제와 수산화리툼 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부품기업과 소재기업을 모두 보유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생각이었다. 김 대표는 인수 결정을 내리면서 ‘전기차 분야에서 제2창업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미래첨단소재는 포스코퓨처엠, 유미코아, 에코프로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85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 매출만 1119억원에 달한다. 연간 기준으로는 2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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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나노텍 관계자들이 7월 26일 허난 켈롱 뉴에너지 관계자들과 2차전지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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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사 1곳·비상장사 7곳 보유… 첨단소재로 해외진출 추진

현재 미래나노텍은 상장사 1곳(상신전자)과 비상장사 7곳(미래첨단소재, 미래솔레어 등)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상신전자는 전체 지분의 46%를, 미래첨단소재는 85%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비젼과 미래나노텍 글로벌, 미래에쿼티 등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미래나노텍은 미래첨단소재의 해외 진출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 퀘벡주 이차전지 특화단지인 베캉쿠아 산업단지에 공장 건축을 추진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에 공장이 준공되면 미국 북동부 지역까지 24시간 내 물류 이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나노텍은 수산화리튬 가공에 이어 정제와 광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수산화리튬 외에 배터리 파우치 필름과 실리콘 음극재, 양극재 건식 전극 공정 및 재료, 전구체(양극재 핵심재료) 사업 등에도 진출한다.

미래나노텍 관계자는 “2차전지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해외 기업들과도 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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