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토)

'안락사 허용' 호주 퀸즐랜드...자발적 죽음을 택한 이들의 이야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의 긍정적 평가가 압도적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한 엄격한 약물 관리 규정 도입 필요도

아시아투데이

퀸즐랜드가 도입한 안락사법이 안전하고 자비로우며, 의도한 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pxhere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호주 퀸즐랜드에서 안락사가 허용된 지 6개월 만에 신청자가 591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에이비시(ABC)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지난 1월 안락사가 합법화된 이후 하루에 한 명꼴인 245명이 자발적으로 삶을 마감했다면서, 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호주에서는 안락사를 자발적 죽음이라고 부른다. 안락사라는 용어가 그것을 돕는 의료진에게 지나친 윤리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퀸즐랜드에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유발하는 질병이나 의학적 상태로 진단받은 사람 중 12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안락사를 신청할 수 있다.

헬렌 어빙 자발적 조력 사망 검토위원회 위원장은 이 법이 "안전하고 접근할 수 있으며 자비로운 법"이라고 표현하고 "의도한 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법 시행 후 첫 6개월 동안 안락사를 신청한 사람에 대한 통계도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총 591명의 신청자 중 29명이 부적격자로 판명되었고, 56%가 남성이었다. 최연소는 26세, 최고령은 95세였으며 평균 연령은 73세였다. 안락사 신청 이유로는 말기 암이 78%를 차지했고, 신장과 간 질환을 포함한 기타 질병도 있었다. 신청자의 80%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거주하면서 안락사를 진행했다.

퀸즐랜드에서 안락사는 엄격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우선 연명의료를 중단하기 위해 환자는 의료진에게 직접 "명확하고 모호하지 않은" 요청을 해야 하며 의료진은 이를 수락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

의료진이 첫 번째 요청을 받아들이고, 처음 의사를 밝힌 지 9일이 지나면 환자는 최종 결정을 위해 다른 의사에게 안락사 허가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두 명의 의사가 환자가 의사 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이 기간은 줄어들 수도 있다.

현재까지 이 제도는 많은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쉴라 심 존엄한 죽음을 위한 퀸즐랜드 모임 회장은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안심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환자와 가족의 평가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개선돼야 할 부분도 많다. 심 회장은 환자가 의사와 온라인으로 상담할 수 없고, 약물 처방전을 우편으로 받아야 해서 일부 환자의 경우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락사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안락사를 승인받은 아내가 약물이 도착하기 전에 사망했지만, 사용하지 않고 남은 약물을 승인받지 않은 남편이 복용한 것이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더 엄격한 약물 관리 규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