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검사 장비 구입, 수산업 촉진 행사 등
추가로 예산이 든 탓...지자체 부담 더 커질 듯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난달 24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오염수 해양투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위해 준비한 핵오염 생선 모형이 광화문광장 바닥에 놓여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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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으로 추가 투입된 국내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157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방류가 시작된 후 방사능 안전성 검사 장비 구입, 수산업 촉진 행사 등에 추가로 예산이 든 탓이다. 특히 동해·남해에 인접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6일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예산 사용 내역’을 보면 지자체들이 방류 대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및 예비비로 올해 추가 집행한 예산은 약 157억4000만원이었다. 방류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편성된 도비 및 시·군비 예산만 추린 금액이다.
추경 및 예비비로 마련된 예산은 방사능 측정기 구입, 유해물질 안전관리 강화, 수산물 상생 할인 지원, 지역 수산물 안전성 홍보, 수산 소비 촉진 행사 등에 편성됐다.
17개 시·도 중 서울이 31억8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추가 편성했다. 이어 경남 22억7500만원, 경북 22억1900만원, 제주 22억1400만원, 전남 20억 등의 순이었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동해·남해와 접한 지자체의 추가 편성 금액이 많았다. 대구·대전·광주·세종은 추가 편성된 관련 예산이 없었다.
방류 이전부터 지자체가 오염수 방류 대응을 위해 본예산에서 집행한 금액까지 합하면 올해 전국 지자체가 오염수 방류 대응에 들인 총금액은 452억6000만원에 달했다. 제주가 142억6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했고 전남 60억5700만원, 경남 46억5800만원, 경북 44억8700만원, 인천 39억200만원, 서울 31억800만원 등 순이었다.
오염수 대응 예산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2021년부터 관련 예산을 편성해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21년도엔 2998억원이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대응 예산은 올해 5240억원, 내년도엔 7319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총 20억원의 예산을 방류 대응 목적으로 집행한 부산시는 내년 예산 편성 요구액을 10억 늘린 30억원 가량으로 잡았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이 가뜩이나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약 60조원에 달하는 세수 펑크로 지방정부의 재정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57억원이라는 수치는 지자체가 추가로 떠안아야 하는 재정 부담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발생한 재정 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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