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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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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시점이 가른 노인빈곤율 …KDI “기초연금 선별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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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출생연도에 따라 빈곤율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65세 이상이면 기초연금 등 노인 복지정책 대상에 동일하게 포함되지만, 현재 나이로 80대인 1930년대 후반 세대가 1950년 후반 세대보다 3배 이상 빈곤율이 높았다. 또 부동산 등 자산을 고려하면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14%포인트 감소했다.



자산 고려 땐 노인빈곤율 14%p↓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소득과 자산으로 진단한 노인빈곤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승희 KDI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가처분소득 기준 2021년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37.7%에 달한다. 그러나 부동산 자산을 연금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빈곤율이 23.5%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율을 따질 땐 전체 고령층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 50% 이하면 빈곤한 것으로 본다.

한국은 고령층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 2021년 고령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289만원이었는데 부동산이 82.4%를 차지했다.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9%에 불과했다. 같은 연령대 부동산 자산 비중은 미국(38.7%), 영국(60.4%), 독일(73%)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들 국가 고령층은 이자소득과 연계되는 금융자산 비중이 한국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소득과 자산을 함께 고려해 노인빈곤율을 측정해야 한다는 게 KDI의 주장이다.



1950년 이후 출생자 빈곤율은 낮아



출생연도에 따른 빈곤율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특히 1950년 출생자를 전후로 노인빈곤율 차이가 벌어졌다. 자산은 제외하고 소득만 따져봤을 때 1930년대 후반이나 1940년대 초반 출생 세대는 2021년 기준 빈곤율이 50%가 넘었다. 반면 60대 중후반에 해당하는 1950년대 후반 출생 세대의 빈곤율은 18.7%로, 1930년대 후반 세대(56.3%)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최근 고령층에 신규 진입하는 세대는 “한국 노인은 가난하다”는 통념과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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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1960년대 이후부터의 급속한 경제성장의 혜택을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부터 본격적으로 누리면서다. 이로 인한 소득 차이가 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빈곤율 격차를 만들었다. KDI에 따르면 30세 시점을 기준으로 1945년생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613달러였는데 1950년생은 1699달러로 3배가량 차이가 났다. 단 5년 차이로 시작점부터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의미다.

현재 70대에 해당하는 1940년대 후반 출생세대는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 이하인 비율이 43.5%인데 50년대 후반 출생세대는 이 비율이 16.8%로 줄어든다. 1960~1970년은 토지 가격이 급등한 때기도 하다. 소득 격차가 자산 격차로도 이어졌을 것이란 의미다. 자산까지 고려하면 1950년대 출생 고령층의 빈곤율은 모두 20% 미만으로 떨어진다.



70% 지급 기초연금, 효율성도 낮다



연구를 진행한 이승희 KDI 연구위원은 “높은 노인빈곤율에만 초점을 맞춰 전체 고령층의 70%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집중해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행 방식대로라면 1960년대생까지 고령층에 편입되면서 1930~1940년대생보다 더욱 부유한 세대까지 기초연금 대상에 들어가게 된다. 지원 대상자 증가에 따라 기초연금으로 인한 재정 부담은 커지는 데다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효과성 측면에서도 떨어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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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6월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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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14년 435만명이었던 기초연금 수급자는 내년이면 700만명에 육박한다. 2030년엔 65세 이상만 1306만명, 2050년엔 1900만명에 달할 예정이다. 2030년엔 고령층의 70%인 914만명이 기초연금 수급자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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