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자 시민에 반말한 국민의힘 초선 구의원
21일 대구 남구의회, 지역 최초 구의원·공무원 갑질 행위 근절 조례안 제정
대구 남구의회 구의원 차량(오른쪽 검정색 차량)이 주차선을 침범해 주차돼 있다. / 대구 = 박성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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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차량이 주차선을 침범해 있어 옆에 차량도 주차선 위에 주차해 있다. 주차한 차량이 너무 붙어 있어 차문을 열 공간이 없는 상황이다. / 대구 = 박성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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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의 한 구의원(국민의힘)이 구청 주차장에서 주차선을 침범한 채 밤새 주차하고도 이를 지적하는 시민에게 반말로 대응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구의원은 사과 요구를 받고도 끝까지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기에 급급해 지역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9시 대구 남구청 주차장은 만원이었다.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한 차들이 시동을 켠 채 한 편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차량 한 대가 멀리 주차 공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가갔지만 그림의 떡이었다.
검정색 승합차 한 대가 주차 라인을 넘어 옆 칸을 침범해 주차하고 있어 공간이 좁아 주차를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뒤이어 다른 차량이 좁은 공간에 주차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돌아갔다.
A씨가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이동이나 제대로 주차할 것을 요구하자 차량 소유자는 "내가 아직 출근을 안 했다고"라는 짜증 섞인 반응이 돌아왔다. 이에 A씨가 항의하자 "어제 주차를 했는데 옆 차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해당 차량은 대구 남구의회 K 의원의 차량으로, 그는 지난해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초선으로 당선된 인물로 현재 도시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K의원은 20일 구청 내 주차장에서 주차선을 침범한 채 밤새 주차한 후 다음 날 아침 이동 주차를 요구한 시민에게 무례한 언행을 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교롭게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인 21일 남구의회는 지역 최초 ‘구의원 및 공무원 갑질 행위 근절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일부 기초의원들이 지역 국회의원(임병헌)의 행보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통화 연결음에 의회 알림이 들려 ‘의원님’이라고 부르며 정중하게 이동 주차를 요구했는데 대뜸 반말에다 짜증을 내며 끝까지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일관해 황당했다"며 "동생뻘인 초선 의원의 거만하고 개념 없는 말투에 치욕을 느꼈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구 남구 청사는 1971년 현재 자리에 설립된 지 52년째로 가장 오래된 지방자치단체 청사 중 하나다. 남구청 내 주차 대수는 총 90대로 이 중 남구청 내 관용차량 46대를 제외하고 남구의회 의원 차량 8대는 무제한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민원들의 주차난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K 의원의 경우처럼 밤샘 주차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구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 상징과 같은 존재인데, 남구의회가 대한민국 정치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예산을 들여서라도 대학 등에 위탁해 구의원들에게 예절과 인성 교육을 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듯하다"고 꼬집었다.
K 의원은 <더팩트>에 주차 문제로 사과도 없이 반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렇게(반말) 얘기한 적 없다. 그날 출근을 못 해서 출근하는 대로 차 빼 드리겠다고 얘기했다. 전날 다른 차(옆에)가 주차를 이미 잘못해 놓았다"며 "사과는 안 했는데 사정은 설명했다"고 부인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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