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은 젊었을 적에 비용을 모두 대줄 테니 일본 유학을 다녀와서 불교학 교수가 되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는 마음을 깨쳐서 생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게 이유였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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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출가해 무려 22년간 성철 스님을 모시며 스승의 일상과 법문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제자 원택 스님(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이 주축이 돼 마련하는 추모 행사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ㆍ7대 종정을 역임한 성철 스님은 생전에 불교의 단박 깨침을 담고 있는 선서(禪書) 중에서 고르고 골라 37권을 추렸다. 그게 『선림고경총서(37권)』다. 백련불교문화재단과 도서출판 장격각은 무려 10년에 걸쳐 번역과 편집, 제작과 배포를 했다. 여기에 총 20여 억원이 들어간 결과물이다. 성철 스님은 『선림고경총서』가 완간되는 걸 보고 나서 한 달 만에 입적했다.
성철 스님이 열반하기까지 무려 22년간 모셨던 원택 스님(왼쪽)과 권기현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회장이 성철 스님 열반 30주기 추모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성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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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 스님은 25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큰스님(성철 스님) 열반 30주기(11월 3일)에 맞춰 『선림고경총서』를 성철넷(www.songchol.com)을 통해 전권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무료 다운로드도 가능하고, 스마트폰이나 PC로도 읽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성철사상연구원서재영 원장은 “부처님 말씀에 법(法)을 보는 자 여래를 본다는 말이 있다. 『육조단경』을 이해하는 것이 곧 혜능 선사를 만나는 것”이라며 “성철 스님의 법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성철 스님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모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10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성철 스님의 불교 인식과 현대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원로 교수와 중진 학자 등 6명이 논문을 발표한다.
‘퇴옹은 왜 돈오점수를 비판했을까’(영산대 박태원 교수), ‘성철 선사의 선문헌 속에 인용된 경전과 어록’(연세대 신규탁 교수), ‘성철법맥의 재인식’(동국대 김광식 교수), ‘『선문정로』문장 인용을 통해 본 성철선의 특징(동의대 강경구 교수) 등 성철 스님의 사상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성철 스님(왼쪽에서 두번째)이 해인사를 찾은 법정 스님(왼족에서 세번째)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맨오른쪽이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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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선림고경총서(전37권)'을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성철사상연구원 서재영 원장, 원택 스님, 권기현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회장, 백련불교문화재단 사무국장 일엄 스님. 백성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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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의 호를 딴 ‘퇴옹 학술상 시상식’도 열린다. 올해 수상자는 교리 부문에서 ‘마하빠자빠띠의 출가와 비구니 교단의 성립’이란 논문을 발표한 도민 스님(동학사 승가대학 교수사)과 응용 부문에서 ‘현재심사정 필 보납도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한 신광희(중앙승가대 불교학연구원) 연구교수가 선정됐다. 승려가 낡은 가사를 깁는 것을 ‘보납(補納)’이라 부른다. 그걸 주제로 삼은 그림이 ‘보납도(補納圖)’다.
이 밖에도성철 스님에 얽힌 이야기를 모아 추모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송할 예정이다. 또 불교계의 원로 스님들이 성철 스님에 대해 말하는 자료를 모아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한다.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권기현 회장은 “성철 스님 열반 30주기 당일인 11월 3일 오전 10시에는 해인사 방장 시절 성철 스님이 대중을 상대로 백일법문을 했던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추모 다례를 올린다”고 말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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