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헤이번 예일대 루스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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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엔 많은 원인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과도한 교육비라고 생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번에 있는 예일대 루스홀 강당에서 열린 특강 후 한국의 저출산 문제 원인과 해법이 뭐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진단했다. 오 시장은 “한국에선 교육비가 상당히 많이 든다. 교육이 전부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많은 한국 청년 역시 그렇게 여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시나 정부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쉽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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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서 '약자동행' 특강 나선 吳
통계청이 내놓은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해 지출된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이다.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이어 오 시장은 저출산 해법으로 이민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이민이) 매우 민감한 문제라 한국에서 이 이슈를 언급하진 않지만 최근 들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동남아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을 많이 오는데 그들이 더 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이 예일대 특강 이후 청충들과 질의응답했다. 사진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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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 안심소득 등 소개
이날 특강은 예일대 동아시아 학회 초청으로 마련됐다. 특강이 열린 루스홀에는 학생 200여명이 좌석을 꽉 채웠다. 오 시장은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이란 주제로 30여분간 강의했다. 강의는 영어로 했다. 그는 서울시가 도입한 ▶서울런(온라인 무료 강의)▶안심소득▶희망의 인문학 등 정책을 소개했다. 안심소득은 월 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에 부족분을 현금으로 지원해주는 것이고, 희망의 인문학은 소외계층에게 인문학을 배울 기회를 주는 방안이다.
강의가 끝나자 질문이 쏟아졌다.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을 반대해 주민투표를 진행했다가 무산되자 시장직을 사퇴한 적 있다. 무상급식은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 한 예일대 학생이 이를 언급하며 “오 시장이 (과거엔 무상급식 반대라는) 선택적 복지 편에 섰는데 최근 발표한 대중교통 정책(기후동행카드)은 보편적 복지로 보여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지금도 철학엔 변함이 없다”며 “대중교통을 일정한 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는 수입이 적을수록,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일수록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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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페미니즘 관련 질의도
고공행진을 하는 서울 부동산값 관련 질문도 나왔다. 에릭함 예일대 인문학 교수는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부동산 가격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반(反) 재개발·재건축으로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며 “서울시장에 다시 되고 나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여권신장과 페미니즘에 대해선 “한국에선 자연스럽게 여권이 빠르게 신장하는 만큼 10년 뒤면 실질적인 (남녀)평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남성 우위 사회였기에 반작용으로 훨씬 더 공격적인 페미니스트가 생겨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금 더 평등한 사회가 될 때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피터 샐러비 총장(사진 왼쪽)과 면담하는 오세훈 시장. 사진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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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묻자...오 시장 답변은
특강에 앞서 오 시장은 피터 샐러비 예일대 총장과 만났다. 오 시장은 셀러비 총장에게 서민·중산층 가정 학생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자 예일대에서 추진하는 지원 정책을 물었다. 예일대 학생의 절반 이상(55%)이 전액 무료 또는 일부 보조금 지원 형태로 다니고 있다고 한다. 샐러비 총장은 오 시장에게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들었다”며 “다음 대선은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저는 4선 서울시장으로서 5선 시장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뉴헤이번=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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