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개인 투자자는 국채를 20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회사채 224억원, 은행채 160억원 등 다른 채권도 포함하면 총 379억원을 사들였다.
그래픽=정서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들어(이달 21일 기준) 개인은 채권을 27조41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역대 가장 큰 규모다. 그중 국채를 9조2574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개인들의 채권 매수는 지난해 말부터 활발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채권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린다. 이에 저렴해진 채권을 사서 향후 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올랐을 때 팔면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일찍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단기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국내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대부분 하락세다. 하반기 들어 전날까지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는 5.39% 떨어졌다. ‘KOSEF 국고채10년레버리지’ ETF는 4.29%, ‘KBSTAR 국채선물10년’ ETF도 2.12% 내렸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지만 고금리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매파적인 연준의 발표 이후 한국 국채 10년물은 21일 기준 4.031%로 올해 들어 처음 4%를 넘겼다. 2년물은 3.935%로 오르며 4%에 육박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2년 안에 금리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고금리인 상황에도 채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수 우리은행 한남동 금융센터 PB팀장은 “단기적으론 기존에 발행된 3년짜리 채권들의 가격이 이미 많이 내렸다”며 “만기 전까지 매매차익에 따른 절세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25년부터 금융 투자상품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적용되기에 그전까지 비과세 효과를 얻으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현행 개인 채권 투자에선 이자 수익에 대해서만 이자소득세를 과세하지만, 금투세가 적용되면 매매차익도 포함해 3억원까지 22% 과세한다. 3억원을 초과하면 27.5%의 세금을 내게 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아무리 만기가 긴 채권을 가져가도 언제든 팔 수 있으니 매매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2024년까지 금투세가 유예됐기에 내년 10~11월에 비과세로 이익 실현을 하고 재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시 한번 지금이 채권 투자 적기라고 말한다. 국채 금리는 시장 금리에 따라 적용되는데, 시장금리는 보통 기준금리가 결정되기 전 시장의 흐름에 따라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인 10월 중순까지 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계속 이어질까 불안하다면 만기가 짧은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정 부센터장은 “금리가 똑같이 바뀌어도 장기채의 변동성이 훨씬 커 안정적인 채권 투자를 원한다면 만기가 짧은 국채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5년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