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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한국 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 12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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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 ‘세계 부채 모니터’ 발표
일본은 1%P 감소해 韓과 격차 벌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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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올 2분기 120%를 돌파했다. 특히 경기침체에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환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기업부채 비중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세계 부채 모니터’에 따르면 2분기 말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법인부채(기업부채) 비중은 전분기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120.9%를 기록했다. 한국 수치가 120%를 넘은 건 IIF가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2019년 3분기 100%를 넘은 뒤 매 분기마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대상 61개국 중 한국보다 기업부채 비중 순위가 한 단계 낮은 일본은 전분기 대비 1%포인트 감소한 116.1%를 기록하며 한국과 격차를 벌렸다.

경기가 나빠지면 부실화하기 쉬운 중소기업 대출이 많이 늘었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예금은행 기업대출 잔액이 20조 8000억원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증가분이 11조 9000억원으로 57%를 차지했다. 3분기 들어선 중기 대출 증가세가 더 빨라졌다. 7~8월 예금은행 기업대출 증가분 16조 9000억원 중 10조 1000억원(60%)이 중기 대출이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뒤늦게 가계부채 증가세를 줄이라고 압박하자 은행들이 기업 대출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은행이 기업금융 확대에 나서며 중기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우리은행은 ‘기업 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를 열어 “오는 2027년까지 기업 대출을 30조원 늘려 기업 대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부채 비중이 과도하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통화당국은 고금리를 상당 기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고, 다음 달부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환 유예 조치도 종료되는 등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기업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건 기업이 빚 내서 연명에 급급하다는 뜻”이라며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가 불어나며 도산하는 회사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도 “악화하는 건전성 지표를 고려할 때 과도한 기업부채는 분명히 문제”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금, 이자 상환을 미뤘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금융회사와 협의한 상환계획서에 따라 10월부터는 갚아야 한다. 이행하지 못하면 연체로 분류된다. 9월 이후 채권이 대규모 부실화할 것에 대비해 은행들은 일찌감치 충당금을 늘렸다. 올 상반기 4대 은행(KB국민·신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 9965억원으로 전년 동기간(1조 862억원) 대비 2배에 육박한다.

한편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2분기 말 101.7%로 전분기(102.2%) 대비 0.5%포인트 줄었다. 조사대상 61개국 중 4위로 순위는 전과 같았다. IIF는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선진국 가계부채 비율은 올 상반기 20년래 최저 수준이지만 이머징 국가의 비율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한다”며 “대부분 중국·한국·태국 (가계부채 비중이 높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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