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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국악 한마당

“60년된 국악관현악은 여전히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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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내달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

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 총출동



헤럴드경제

원일 예술감독이 이끄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폴란드 바르샤바 드라마티즈니 극장(Teatre Dramatyczny, Warsaw Poland)에서 유럽투어. [폴란드 바르샤바 크로스컬쳐 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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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느덧 60년. 사람으로 치면 인생 제1막을 끝내고, 2막을 시작할 때다. 1965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창단으로 시작된 국악관현악은 성장과 성숙기를 거쳐 1980년대 엄청난 부흥기를 보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 계절이 저물듯 침체기를 지나왔고, 지금은 새 시대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환갑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의 국악관현악은 여전히 새롭다.

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이 한 자리에 모인다. 세종문화회관은 내달 10~21일 서울시와 함께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를 연다. 60년의 긴 역사를 이어왔지만, 대규모 국악관현악 축제가 열리는 것은 이례적 일이다.

박범훈 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창극, 마당놀이 등 20∼21세기 거치면서 전통 음악의 새로운 음악 장르가 탄생했다”며 “특히 젊은 국악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국악관현악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악관현악은)역사가 60년 밖에 안 됐지만, 새로운 전통 음악 장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국악관현악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국악관현악을 만들고 지켜온 1세대가 (살아) 계실 때 승부를 봐야한다”며 “대중의 수요를 찾는다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잘 나가는 K-콘텐츠 중 마지막 남은 건 국악관현악”이라고 자신했다.

첫 해를 맞는 국악관현악축제에선 국악관현악의 전통은 물론, 새 흐름을 보여줄 무대까지 모두 선보인다. 1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 KBS국악관현악단, 12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1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17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 18일 전주시립국악단, 19일 대구시립국악단, 20일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21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등이 공연한다. 각 악단이 ‘비장의 무기’를 들고 오고,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스타 소리꾼과 연주자들이 총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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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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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단원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김준수는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춘향가’ 중 ‘어사출두’, 창극 ‘리어’ 중 ‘눈물을 거두소서’를 노래한다. JTBC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에 출연, 파격적인 거문고 퍼포먼스를 보여준 연주자 박다울은 KBS국악관현악단과 거문고협주곡을 들려준다.

국립창극단 단원인 소리꾼 민은경은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과, 전통과 동시대 음악의 경계를 허문 대금연주자 이아람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아쟁연주자 김일구 명인은 대구시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업한다.

국악기와 서양 악기의 협연은 새로운 소리를 들려줄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는 “외할머니가 가야금을 취미로 하셔서 한국에 올 때마다 제가 바이올린, 할머니가 가야금을 연주하며 놀았던 추억이 있다”며 “서양과 동양 악기의 협업이 새로운 색깔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니 구는 이번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해금을 위한 곡을 편곡해 바이올린의 색을 입혔다.

새로운 시대의 국악관현악은 젊은 수장들과 함께 다양성을 입혔다. 지난 몇 년새 젊은 세대 음악인들과 함께 실험과 파격을 보여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슈퍼밴드2’ 출신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김성현과 협연, ‘국악관현악의 변곡점’을 보여준다.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지휘자는 “60년이 채 안 된 음악이기에 변화가 굉장히 일어날 수 있는 시기”라며 “이번 축제가 기폭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나위’의 창조적 정신을 이어받아 가장 도전적인 국악관현악의 오늘을 보여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김대성의 ‘청산’으로 온전히 ‘완성된 형태’의 국악관현악을 보여주고, 지휘자 없이 ‘시나위로 만드는 한국적 음악의 파장’도 들려준다.

KBS국악관현악단은 레퍼토리의 다양성과 전통에 기반한 정체성을 담은 무대를 꾸민다. 역대 최연소 수장인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지휘자는 “국악관현악은 현재 진행형인 양식”이라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KBS국악관현악단이 하는 음악이 같은 장르일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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