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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스프] 초밥 먹기 전에 방사능 측정한다?…실제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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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중국인이 일본 도쿄의 일식당을 방문했습니다. 초밥을 주문했는데, 먹기 전에 초밥에 뭘 자꾸 갖다 댑니다. 알고 보니,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였습니다.

중국인은 이 영상을 직접 촬영해 SNS에 올렸는데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에서 세슘을 제거하고 바다에 방류한다고 밝혔지만, 아무래도 불신이 남는 것이죠. 내가 먹는 초밥, 혹시 '방사능 초밥'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휴대용 측정기 구입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왜 중요한데?



도쿄의 식당에서 초밥의 방사능을 측정한 중국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에 대한 관심이 분명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방사능 측정기'를 검색하면 수십 종류의 측정기가 나옵니다. 제품 구입 후기도 다양합니다. 가격도 10만 원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제품에서부터, 1백만 원을 넘는 고가의 측정기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비싼 측정기는 왜 비싼지, 저렴한 것은 왜 저렴한 것인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방사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측정기 구입을 고민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저렴한 거라도 하나 살까? 기왕 살 거면 비싼 게 아무래도 더 좋지 않을까? 고민하는 것이죠. 지난달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뒤에는 대형 마트에서도 휴대용 측정기를 도입하기도 했고, 또 일부 수산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2백만 원이 넘는 측정기를 구입했다고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측정기를 대량 구입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통해 문제가 되는 수산물을 잡아 냈다는 소식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는 식품 유통 기준치(100Bq/kg)를 초과하는 수산물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수산물도 식약처의 방사능 검사를 거친 뒤에 국내 유통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합니다. 바로 휴대용 측정기 그 자체 때문입니다. 이런 측정기로는 수산물의 방사능을 측정하기가 역부족이기 때문이죠. 왜 그런지 좀 더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우리나라 식품의 방사능 유통 기준은 100Bq/kg입니다. 생선 1kg이 있을 때, 거기서 나오는 방사선이 1초당 100개를 넘어가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1베크렐은 1초에 방사선이 1개 나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1초에 방사선이 100개 튀어나오는 100Bq 짜리 시료를 만들었습니다. 딱 1kg짜리 시료입니다. 이걸 생선으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이제 100Bq 시료에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대보면 어떻게 될까요? 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수치가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안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기 중에서 쟀을 때 0.2μSv/h 정도가 나왔는데, 100Bq 시료에 대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0.2 정도에서 수치가 아주 조금씩 변했습니다. 사실 측정기에 뜨는 수치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입니다. 우주에서도, 땅속에서도 방사선이 오니까요. 측정기가 고장 난 걸까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준비해 주신 측정기인데, 그럴 리가 없지요. 다른 측정기로 해봐도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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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에는 식품 기준치의 100배인 10,000Bq 시료에 측정기를 대봤습니다. 사실 마트나 수산시장에서 이런 방사능 수준의 생선을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0,000Bq/kg은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높은 수치입니다. 2012년 후쿠시마 산천어에서 11,000 베크렐이 한 번 나온 적 있습니다.

측정기 수치가 어떻게 됐을까요. 0.2 안팎에서 0.3 정도로 올라갔습니다. 수치는 0.3μSv/h 안팎을 계속 오갔습니다. 올라가는 게 겨우 0.1이라고? 생각이 들 겁니다. 이 정도면 수산물 시장에서 측정기를 들고 다니는 상인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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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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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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