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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말로만 “李단식 중단” “만나자”…김기현, 병문안 안가는 이유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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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병원 입원에도 “회복 후 차분하게 만나자”

세번째 단식 중단 요구에도 방문은 선 긋기

“방문시 무리한 요구할 수도” 與지도부 강경

헤럴드경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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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바란다. 건강을 회복하신 후 차분하게 만나 민생 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하자.” (1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재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하며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지난 14일과 16일에 이어 세 번째로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정치권의 눈길을 끈 건 “건강을 회복한 후 만나자”는 부분이다. 야권 인사의 단식이 일정 기간을 넘기면 여권 인사가 직접 방문해 통합의 제스처를 취하던 과거 공식과 달리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 측은 병원에 입원한 이 대표에 대한 병문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새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며 단식 19일째였던 전날 오전 서울 중랑구의 녹색병원에 입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계기로 김 대표가 이 대표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잠시 고개를 들었다.

이 대표의 입원 소식을 접한 김 대표는 “어떤 경우든 제1야당 대표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도 끝내 방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 여의도에서 있었던 단식은 뚜렷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며 “아쉽게도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서는 그런 대의를 찾아볼 수 없었고, 사사로운 개인의 사법리스크만 더 많이 부각됐다”고 직격했다.

그는 1983년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식, 1990년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를 요구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 2018년 드루킹 특검법 통과를 요구했던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을 ‘성공한 단식’의 사례로 꼽았다.

실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방문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단식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감안한 ‘방탄 단식’으로 보이는 만큼 과거 여당이 손을 내밀었던 사례와 비교할 수 없다는 논리다. 여기에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 내각 총 사퇴 등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김 대표의 방문 가능성을 낮추는 부분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김 대표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형배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단식 출구 전략과 관련해 “(당초 요구는) 국정 쇄신, 사과,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세 가지였다”며 “그런 것에 대한 정부·여당의 어떤 반응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 대표의 단식을 외면하는 행보는 그간 여야의 극한 신경전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에 여권에서도 김 대표의 방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초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말 좀 통 크게 (김 대표가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상대 당의 대표가 단식하고 있는데 말을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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