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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철도노조 4년 만의 파업에…출근길 시민들·외국인 관광객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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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평소보다 10~20분 일찍 출근”

파업 소식 몰랐던 외국인 관광객·고령층

열차 취소에 서울역서 다음 열차편 알아보기도

“다음 열차까지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토로

헤럴드경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14일 오전 서울 1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하차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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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신혜원 기자] “오늘부터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률이 줄어드니, 승객께선 대체 교통편을 찾기 바랍니다.”

14일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 1호선 서울역 방향 열차 안에선 이 같은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날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4일간 파업을 진행한 것에 따른 여파다. 철도 파업이 시작되면서 지하철이나 KTX열차를 타려는 시민들 사이에선 혼란이 생겼다. 직장인들의 경우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올랐다. 여행을 가려는 고령층이나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선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취소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해 열차편을 새로 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파업의 여파로 이른 시간부터 지하철 열차 내부는 평소보다 더 일찍 출근하려는 승객들로 가득찼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오전 9시까지 종각역 일대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29) 씨의 경우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지하철역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KTX 열차만큼 지하철 운행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향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기에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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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역 내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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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4일간 철도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는 현재 ▷수서행 KTX 투입, 공공철도 확대 ▷부산~서울 KTX 종착역을 수서역으로 변경 ▷KTX와 SRT 고속차량 통합 열차운행 ▷KTX와 SRT 연결 운행 ▷KTX와 SRT 운임차이 해소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참여한 인력은 필수유지인력 9000여 명을 제외한 1만3000여명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오는 17일까지 열차 1170편 운행 계획을 취소했다. 수도권 전철의 경우 평소의 75%가 운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근 시간대에는 90% 이상 운행하고, 이날 출근 시간대에는 98%가 운행한다. 서울시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교통공사가 공동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3·4호선 운행 횟수를 18회 늘렸다.

코레일은 파업 예고 기간 동안 KTX는 68%, 일반열차 새마을호는 58%, 무궁화호는 63% 수준의 평시 대비 운행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물열차는 코레일 내부 대체 기관사를 투입해 평시 대비 27%를 유지하고,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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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8시40분께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매하고 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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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께 서울역에서도 고령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다른 시간대의 열차편을 구하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문자 등을 통해 기존에 예약한 열차가 취소된 사실을 미처 접하지 못해서다. 지하철 역 내부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예고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 및 지연될 수 있습니다. 사전에 코로일톡 및 홈페이지에서 열차 운행 정보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전광판이 수시로 표출되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서울역 내부에 배치된 열차 운행조정 안내판을 보면서 다음 열차편을 알아보고 있었다.

이날 오전 9시50분 서울역에서 동해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하려던 70대 남성 김모 씨의 열차 취소로 인해 2시간40분을 역에서 기다리게 됐다. 김씨는 “동해로 기분 좋게 여행을 가려고 했지만 막상 서울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열차가 취소된 사실을 알게됐다”며 “다음 열차도 오후 12시30분에 예정돼 있어서 시간을 허비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캐나다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 고든(51) 씨 역시 서울역에 도착해서 열차 운행 취소 사실을 접하게 됐다. 그는 “부산으로 떠나는 오전 9시27분 열차가 취소돼 오후 12시24분 열차를 기다려야 한다”며 “파업으로 다음 시간대의 열차가 너무 늦게 있어 남은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국적의 아프탑(27) 씨도 “부산에서 친구와 점심약속이 있어서 아침 열차를 타려고 했다”면서도 “열차가 취소됐고, 다음 시간대의 열차가 12시께 있어서 약속을 미루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철도노조의 총파업은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이다. 노조는 2019년 11월 20일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고, 같은 달 25일 노사 간 협상 타결로 파업을 철회했다. 당시 화물열차 운행률은 20.7%에 불과해 물류대란이 발생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철도노조의 파업에 돌입에 대해 코레일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의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요구와 고속철도 통합 등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부정책 사항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한 사장은 “철도노조는 파업의 명분으로 공공철도와 국민편익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국민의 편의와 철도의 공공성은 찾아볼 수 없다. 즉시 파업을 철회하고 모든 직원들이 소중한 일터로 돌아오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또한 “하루빨리 파업을 종료하고 열차운행을 정상화하도록 노사 간 대화와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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