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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제유가 흐름

대홍수에 리비아 원유 뱃길도 끊겼다... 92달러 뚫은 국제유가, 또 연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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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10개월 만에 '최고치'
"재고 부족" 우려 보고서 잇달아
갈 길 바쁜 인플레 완화에 '악재'
한국일보

리비아 동부에 강력한 폭풍우가 덮쳐 5,0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지난 11일 동북부 도시 데르나에서 물에 휩쓸린 자동차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데르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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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재차 연고점을 뚫고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감산 연장 등과 맞물려 올해 내내 공급 부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리비아 대홍수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것도 기름값 상승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8% 상승한 88.84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눈앞에 두게 됐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92.06달러로, 열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기간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발표에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유가를 밀어올린 요인은 우선 공급 부족 우려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9월 월간 보고서에서 "오는 4분기 전 세계 석유 시장은 하루 330만 배럴의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추세로는 석유 공급량이 글로벌 경제 회복세와 함께 급증하기 마련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가 연말까지 도합 13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 것도 이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공급 부족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날 EIA는 원유 재고량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며 "세계 원유 재고 감소량이 올 3분기 하루 60만 배럴, 4분기엔 2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몇 달간 원유 재고 하락이 유가를 떠받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4분기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재고 감소 상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은 리비아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5,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재앙으로 리비아에선 석유 수출 항구 4곳이 지난 9일부터 폐쇄됐다. 리비아산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가량이다. 시장조사기관 케이플러의 수석 원유 분석가 매트 스미스는 "리비아산 원유 수출이 불가능해진 현 상황도 유가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갈 길 바쁜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미 CNN방송은 "최근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계속 밀어올리고,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며 "물가상승을 제압하려는 중앙은행들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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