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민영화저지 하나로운동본부 활동가들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철도노조 파업 지지와 고속철도 통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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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요구하며 14일 오전부터 나흘간 시한부 파업에 들어간다. 이 여파로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전철은 평시보다 75%, KTX는 68% 수준까지 운행률이 떨어질 예정이다.
13일 코레일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4일 동안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수도권전철과 장거리 위주 KTX에는 운전경력이 있는 내부 직원과 군인력을 우선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파업 때 운영 인력은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을 합해 1만 4800여명 수준으로 평상시의 61%가량이다. 이 때문에 파업기간 동안 어느 정도 이용객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수도권전철은 평시보다 25%, KTX는 32%를 줄여서 운행할 예정이며 일반열차인 새마을호(58%)와 무궁화호(63%)도 운행편이 많이 감소하게 된다.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27%까지 줄이되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화물 위주로 수송한다. 다만 수도권전철은 출근시간대에는 90% 이상 운행하며, 파업 첫날인 14일에는 98%를 유지할 방침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 예고 기간 중 승차권을 반환 또는 변경하는 경우 모든 열차의 위약금이 면제되고, 운행이 중지된 열차 승차권은 따로 반환신청을 하지 않아도 일괄적으로 전액 반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서발 SRT고속열차 개통 3일째인 지난 3일 오전 경북 포항역 플랫폼에 수서행 SRT고속열차와 KTX고속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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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는 파업을 예고하면서 수서행 KTX 운행, KTX·SRT(수서고속철도) 연결 운행을 내용으로 하는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 그리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철도노조가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건 수서행 KTX 운행이다. 앞서 이달 1일부터 수서고속철도(SR)가 전라선과 동해선, 경전선을 새로 운행하게 되면서 열차 부족으로 인해 기존 경부선 운행을 줄여야 했다.
대신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서울역에서 부산을 오가는 KTX의 운행을 하루에 왕복 3회씩 늘리도록 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수서역을 오가는 SRT 운행이 줄어든 만큼 KTX를 서울역이 아닌 수서역에 넣어야 승객 불편이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또 KTX와 SRT를 연결해서(중련 편성) 운영하는 걸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현재 10%가량 저렴한 SRT 요금을 KTX와 동일하게 맞추라는 요구도 포함돼 있다.
열차를 서로 연결해서 달리는 중련 편성.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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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토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RT 운행 노선 확대 등은 정부정책으로 협상대상이 될 수 없는 데다 지난해 거버넌스위원회를 거쳐 당분간 철도 경쟁체제를 유지키로 한 상황에서 철도노조의 일방적인 공공철도 확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SR은 열차가 부족하기 때문에 KTX를 수서역에 넣을 경우 반대로 서울역에 SRT를 넣어서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며 “중련편성도 양쪽의 고속열차가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안전과 기술 측면에서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KTX와 SRT의 운임차이 해소 역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또 정부 안팎에선 수서행 KTX를 허용할 경우 철도노조가 이를 고속철도 통합 요구의 빌미로 활용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남희 철도노조 미디어소통실장은 “4일간으로 파업 시한을 정한 건 일종의 경고 의미”라며 “추후 정부의 대응 상황에 따라 2차, 3차 파업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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