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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슈 검찰과 법무부

“김만배·신학림 사전 모의 정황”…허위 인터뷰 당일 행적 재구성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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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인터뷰 전날 기존 휴대폰 번호 해지

신씨 등과 연락 기록 은폐 의도 의심

대가성·배후세력 실체 규명 정조준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인터뷰 당일 김씨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인터뷰 당사자인 김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10여년 만에 만났다”는 입장과 달리, 검찰은 이들이 사전에 허위 인터뷰를 모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배후 세력’의 실체 또한 차례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압수물 분석 내용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2021년 9월 15일 당시의 김씨와 신씨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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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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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두 사람이 15일에 만나 인터뷰하기 전부터 소통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신씨가 인터뷰 이전인 2021년 여름 무렵 화천대유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진술 또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신씨가 인터뷰 직후 거의 매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기록 또한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 전날인 14일 김씨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를 해지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정황이다. 지난 3월 김씨, 지난 4월 김씨 아내 등 공범 10명의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14일 당시 새로운 기기와 번호를 개통하고 원래 쓰던 기기를 인테리어 업자 A씨에게 폐기하도록 지시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6시30분경 김씨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친 뒤 불태우고 이를 촬영해 김씨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공교롭게도 김씨가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당일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를 했다는 게 두 사람의 주장이다. 구치소 출소 직후 김씨는 “(신씨로부터) 15∼20년 만에 처음 저한테 전화가 왔다. 제가 이 사건(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속에서 굉장히 패닉 상태에 있었고, 오랜 지인으로서 위로나 그런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났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씨가 인터뷰 직전 휴대전화를 폐기한 이유가 인터뷰 이전 신씨 등과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김씨는 신씨의 저서 3권을 1억6500만원에 구매하면서 실제 거래 일자보다 6개월 앞선 날짜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검찰은 이를 인터뷰에 대한 대가성을 숨기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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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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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두 사람의 인터뷰 경위나 대가 관계만이 아니라 ‘배후 세력’이 존재했는지 또한 살펴보고 있다. 과거 김씨 공소장에는 김씨가 구치소에 있는 와중에도 정치권과 소통했다는 정황이 등장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1월~2022년 1월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점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라는 내용을 변호인을 통해 한 정치권 인사에게 전달했고, ‘캠프에서 잘 챙기니 걱정하지 마라. 정 전 실장은 절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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