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달 재판 앞서 법원에 서류 제출…트럼프 측 "사기 증거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 기업이 부당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부풀린 자산 가치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금융사기 민사소송을 제기한 뉴욕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일가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트럼프 그룹의 부동산 가치를 축소했고,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선 오히려 자산가치를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당초 검찰은 트럼프 그룹이 자산가치를 최대 22억 달러(약 2조9천억 원)까지 부풀렸다고 봤지만, 추가 조사 결과 조작 의심 액수는 36억 달러(약 4조8천억 원)까지 증가했다.
검찰은 트럼프 그룹의 행위를 사기로 규정하고, 2억5천만달러(약 3천200억 원)의 부당이득 환수와 트럼프 일가의 뉴욕주 내 사업 영구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뉴욕주 검찰이 트럼프 그룹의 금융거래가 사기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청구 기각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법정에서 열린 증언 때도 묵비권을 400여 차례나 행사하면서 검찰의 질문에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 그룹의 자산 가치 조작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초에 시작된다.
이 재판과 별도로 맨해튼 연방 검찰은 트럼프 그룹을 탈세와 회계장부 조작 등 9개 혐의로 기소했고, 배심원단은 지난 1월 유죄를 평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성인 자녀들은 기소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그룹에 대해 160만 달러(약 21억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배심원단은 트럼프그룹이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최측근 앨런 와이셀버그를 비롯한 최고위 임원들에게 아파트 임차료, 고급 승용차 리스 비용, 가족의 사립학교 학비 등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세무 당국을 속였다고 판단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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