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식 조롱' 여 지도부 비판
박광온 "조롱이 집권 여당의 윤리?"
송갑석 "국민의힘, 일베식 사고로 무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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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한 국민의힘의 '조롱'이 이어지는 것에는 크게 반발했다.
단식 9일 차를 맞은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께서 단식하는 모습을 보며 2016년 성남시장 시절의 단식 투쟁이 떠오른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민주주의가 밥 먹여준다'는 초심으로 시작한 단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정치인의 초심은 나침반 바늘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끊임없이 흔들리며 나아갈 길을 알려준다"며 "민주주의 파괴에 치열히 맞서 싸웠던 그때(2016년 단식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당당히 직진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비꼰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정치적 상대의 단식에 대한 예의는 없고 거친 언사로 비판하고 조롱하는 게 책임당의 윤리의식이냐"며 "민주당은 미우나 고우나 국정운영의 한 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1 야당의 대표가 단식에까지 이르게 된 상황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는 불편하겠지만, 그 불편함을 푸는 것이 정치고 정치이기 이전에 인간적 도리"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권의 '대선 불복' 지적에 대해선 "걸핏하면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집권당으로서 자신 없는 모습이자 미덥지 못한 모습"이라며 "그런 식이라면 민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는 여당은 총선을 불복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대해선 "단식 중에도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응하기로 한 그 자체 그대로 인정하길 바란다"며 여당의 공세를 차단했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태영호,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을 거명하며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마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태영호 의원은 제1 야당 대표 천막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안병길 의원이라는 사람은 단식농성 천막 옆에 수산물 시식회를 열겠다며 단식 중인 이 대표에게 고등어와 전복을 먹으라고 한다"며 "이렇게 '일베'와 다름없는 패륜적 언행까지는 생각조차 못했다. 국민의힘은 극우 유튜버의 정신에 지배당하고 일베식 사고로 무장한 집단"이라고 쏘아붙였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배시진 인턴 기자 baesijin1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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