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작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동영상/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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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에 대해 지난 7월 대국민 홍보용으로 제작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한 달만에 1600만회가 넘어가자 일각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는 ‘가짜 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의 기초적인 광고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정부는 지난 7월 7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한달 앞두고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라는 4분 25초짜리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 강건욱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의 입을 빌어 후쿠시마 오염수가 국내 해양과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기존 정부의 주장을 알기 쉽게 설명한 내용이다.
문제는 해당 영상의 조회수가 한달여만에 1600만회를 넘어가고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요지는 정부의 관제 홍보 영상 조회수가 어떻게 1600만회를 기록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실제 해당 영상의 7일 현재 조회수는 1750만회에 육박하고 있다.
MBC는 지난 25일 뉴스데스크에서 “지난달 정부가 유튜브에 올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란 제목의 영상이 두 달이 채 안 됐는데 16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중 대다수는 초반 5~6초만 시청한 걸로 나타났다”며 “국회는 이렇게 이례적인 조회수가 나온 이유가 뭔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KBS 1TV '사사건건' 방송 화면/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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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방송된 KBS 1TV의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에서도 패널로 출연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이 “제가 장담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름도 잘 못 들어본 제3국에서 엄청난 조회수들이 몇 개국을 꼽아서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조작된 클릭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런 종류의 사기를 친 업자들에게 돈을 주고 조회수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이거는 범죄에 가까운 사기”라고 했다. 김 소장은 민주당 정청래·손혜원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지난달 23일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대통령실을 겨냥해 “이게 가짜뉴스다. 생각해 봐라. 아니, 자기들이 BTS입니까? 블랙핑크입니까? 어떻게 1600만(이 나오느냐) 아니, 속이려고 해도 적당히 (해야지)”라며 “16만 이 정도 하면 속아주는데 1600만 하면 대통령실이 무슨 BTS, 블랙핑크 급인가”라고 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YTN에 나와 “가수 임영웅의 뮤직비디오도 1년 걸려서야 1600만회 간 게 있을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에 따르면 이는 일반 유튜브 동영상과 정부의 정책 광고 영상의 개념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영상은 기본적으로 ‘광고 영상’”이라며 “광고비 5억원을 집행하고 유튜브에 영상을 ‘강제 노출’시켜서 접속자들이 시청하는 구조”라고 했다. 광고 금액을 늘리면 늘릴수록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구조의 유튜브 광고 시스템 일환이라는 것이다.
실제 해당 영상의 노출 횟수는 지난달 26일 기준 약 4000만회로 알려졌다. 이중 해당 영상을 30초 이상 봤을 때만 조회수로 집계가 되는데 이게 현재 1700만회를 넘어간 것이다. 본 영상을 보기 전에 나오는 광고를 보기 싫어 유튜브를 나가버린 사람까지 합하면 2300만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영상을 30초 이상 본 1630만의 평균 시청 시간이 ‘3분3초’나 된다”며 “전체 영상 길이가 4분26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을 끝까지 완주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1630만 조회수의 절반이 완주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국민들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유튜브에 따르면 1 조회수를 올리는데 광고비 30원쯤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1600만 조회수 곱하기 30원=약 5억원’의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조회수가 1700만회가 넘어가면서 광고비를 추가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측은 홍보 영상에 예산을 투입한 것과 관련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괴담으로 인해 국민 불안감이 조성되고, 이로 인해 어민과 수산업계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과학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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