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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대통령실 “김만배 허위 인터뷰, 희대의 정치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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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몸통 윤석열로 바꿔

대선 사흘 전 가짜뉴스 풀어

공작·날조의 목표는 尹 낙선”

고위관계자 이례적 성명내

“비윤리적 보도, 국민에 해명해야”

與도 MBC·JTBC 거론 책임 추궁

“뉴스타파 제휴 네이버에도 책임”

한동훈 “엄중 처벌해야 재발 막아”

방심위 “뉴스타파 보도 긴급 심의”

뉴스타파 “신학림 금전 거래 사과”

대통령실은 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대장동 주범과 언론인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 사건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가 2021년 9월15일 신씨를 만나 대장동 의혹의 배후를 조작하기 위해 허위 인터뷰를 한 정황과 증거를 검찰이 포착했다는 소식 관련 공식 입장을 내고 ‘가짜 뉴스 근절’ 기조와 언론 개혁 조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뒤바꾸려 한 정치공작적 행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일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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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거짓 인터뷰를 한 후에 자신의 공작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받던 조모씨에게 ‘형이 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갈 테니 너는 모른 척하면 된다’고 했다”며 “마치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 윤석열 후보였던 것처럼 조작하고 대선을 사흘 앞두고 녹취록을 풀어서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날조된 사실과 공작의 목표는 윤 후보의 낙선이었다”며 “이 같은 정치공작과 가짜뉴스는 국민의 민심을 왜곡하고 선거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이번 기회에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의 책임도 적지 않다”며 “당시 조작 인터뷰를 네 개의 아이템에 할애해 보도한 방송사 등 이를 집중적으로 실어나른 매체들이 있었다. 기획된 정치공작에 대형 스피커 역할을 한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매체 뉴스타파가 2021년 9월 김씨를 ‘허위 인터뷰’하며 만들었던 녹취록을 지난해 대선 사흘 전인 3월6일 보도하고, 이를 MBC가 4꼭지에 걸쳐 보도했던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조모씨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보도를 위해서는 충분한 사실확인과 검증과정을 거치고 공익 목적으로 보도할 가치를 검토해야 하는데, 비윤리적 보도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도 입장이 같은지 국민께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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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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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희대의 선거 공작’, ‘반민주주의적 범죄’로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국민들의 여론을 완전히 뒤집어놓겠다 하는 가짜뉴스 전문가들의 집단적인 행동”이라며 “반드시 발본색원해 배후가 누구인지 철저히 가려내 엄정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가짜뉴스 인터뷰에 대형스피커를 달아 증폭시킨 언론의 책임도 크다”며 “뉴스타파의 뒤를 이어서 당시 MBC, JTBC 등이 집중 보도했는데 이 언론매체들이 이렇게까지 비윤리적인 언론보도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의 입장은 그때와 같은지, 국민에게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며 방탄 단식을 이어가는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뜻을 거스른 공작 정치야말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버섯임을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날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국민의힘은 이 논란을 거론하며 대야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허위 인터뷰 논란과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겨냥했던 김대업 병풍 사건·20만달러 수수설 의혹 제기를 언급하면서 “가짜뉴스를 대대적으로 배포해 선거판을 뒤집으려던 게 민주당”이라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그때 선전선동을 일삼았던 국회의원이 지금도 여기에 앉아 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지만, 그 의원은 두 번 다 사면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20만달러 수수설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설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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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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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권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관련) 수사가 흐지부지되고 처벌되지 않아서 가짜뉴스 유포나 선거 공작이 남는 장사가 된 것”이라며 “투명하게 수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뉴스타파에 대한 폐업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뉴스타파는 언론사가 아니라 가짜뉴스 숙주로 전락했으므로 폐업 등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뉴스타파를 버젓이 네이버 최상단인 CP(콘텐츠 제휴) 지위를 줘서 대선 여론 조작을 할 수 있게 한 책임이 네이버에도 있다. 네이버와의 유착관계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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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방심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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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날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논란이 일고 있는 해당 보도에 대한 민원을 긴급 심의하기로 했다. 방심위에는 뉴스타파의 해당 보도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에 대한 민원이 60여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에서 추천한 위원들은 회의에서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자 국민적 관심사”라며 이들 민원의 긴급 심의 안건 상정을 추진했지만, 야권 추천인 김유진 위원은 3명만 참석한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긴급 심의 안건을 상정할 수는 없다고 반대하다 퇴장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 논란에 대해 “가짜뉴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대범죄 행위, 즉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뉴스타파 전문위원 신분이던 신학림씨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1억6500만원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금전 거래의 경위는 차후 법적 절차를 통해 명확히 밝혀질 일이지만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이에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현미·김병관·이진경·이복진·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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