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중 1.5조원 손실, 국회의원 등 환매 거절 2~3주 전에 돈 빼갔다"
"라임이 환매 거절을 한 뒤 총 1조7000억원 중 1조5000억원 손실을 봤는데 2~3주 전에 돈을 빼간 사람들이 있었다. 증권사들이 다들 문제가 없으니 조금만 참으라고 할 때였다."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의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특혜성 환매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환매가 안 되는 건으로 당시 시점을 기준으로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사안, 명백한 불법"이라며 "증권사 내부 예외 규정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펀드 재조사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에게 집요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감원이 조사를 통해 김 의원의 특혜성 환매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검찰 수사 영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원장은 “최종 다툼은 사법부 영역인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환매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직접적인 수익자가 특정 인물들이고 고위공직자가 알았던 사안”이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 외에 연루된 다른 국회의원이 존재하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다른 국회의원은 없다”고 답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2019년 10월 라임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당시 투자금 1조7000억원 중 환매가 가능한 금액은 3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때 2~3주 전 돈을 빼간 투자자가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어떤 예외 규정에도 해당하지 않고,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며 “누구에게 먼저 빼주나 이런 상황에서 특혜로 보고 불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본시장·금융시장과 관련해 특혜가 만연해 있다는 투자자와 국민들의 인식이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시장 저평가)라고 생각한다”며 “대기업 총수건 정치인이건 불법이라면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대규모 환매 중단 직전인 2019년 8월부터 9월께 다선 국회의원과 상장사 등 유력 인사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 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유력 인사는 김상희 의원, 농협중앙회, 고려아연 등으로 알려졌다.
투자자산 부실과 유동성 부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해지자 다른 펀드 자금 125억원, 운용사 고유 자금 등을 이용해 환매해줬다는 것이다.
한편 특혜성 환매 의혹이 불거진 김 의원과 농협중앙회, 고려아연 등은 부인하고 있다.
아주경제=홍승우 기자 hongscoop@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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