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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폐 기능 망가진 COPD, 복합한약으로 신체 자생력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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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 질환’ 한의학적 치료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이름은 생소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난치성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COPD는 세계 사망 원인 3위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현대 의학으론 완치를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COPD 환자들은 종종 한의학에서 치료의 해답을 찾곤 한다. 한의학에서는 신체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COPD를 치료한다. 40여 년간 COPD를 연구해 온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COPD는 호흡기 면역력을 끌어올려 심폐 기능을 강화해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호흡기 면역력을 높이면서 심폐 기능을 회복해야 COPD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COPD는 기도와 폐포(공기주머니)에 이상이 생겨 폐 기능이 서서히 악화하는 질환이다. 주로 담배 연기나 미세먼지 등 공기를 통해 들어온 유해 물질이 폐에 쌓여 발병한다. 병이 진행하면 호흡곤란, 기침, 가래, 가슴 압박감, 전신 무기력증이 나타난다. 기침 후엔 가슴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기도 한다. 가벼운 신체 활동도 버거워지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COPD는 한번 발병하면 증상 개선이 쉽지 않고 재발도 잦다.



체질 개선해 증상 재발 막아



안타깝게도 COPD 환자의 절반가량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을뿐더러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OPD를 적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정맥·협심증·심근경색증 등 심장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김 원장은 “40세 이상 흡연자에게 기침·가래를 동반한 호흡곤란이 3개월 이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COPD를 의심해 봐야 한다”며 “폐의 염증 반응이 커져 폐포가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영동한의원에선 ‘한방 약물 칵테일 복합요법’으로 COPD를 치료한다. 김 원장이 자체 개발한 복합한약을 처방해 폐·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신체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체질을 개선해 증상 재발을 막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치료는 크게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폐를 깨끗하게 만드는 ‘청폐(淸肺)’ 단계다.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을 제거해 숨길을 열어주는 과정이다. 청폐 단계에선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잦아든다. 김 원장은 “기침·가래와 같은 증상이 지속하면 폐 기능이 더 빨리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을 제거하면서 호흡기 증상을 완화해야 일상생활이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둘째는 호흡기 면역력 증강이다. 손상된 기관지와 폐포의 재생을 돕는 게 단계다. 김 원장은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하고 병든 폐포를 새로운 폐포로 대체하는 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청폐와 면역력 증강을 위해 처방하는 한약은 ‘김씨녹용영동탕’이다. 녹용·녹각교·홍화자 등

35개 한약재가 기관지와 폐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관여한다.



복합약물로 심폐 기능 동시 강화



마지막은 심폐 기능 강화다. 약해진 폐와 심장 기능을 보완하면서 신체 자생력 회복을 유도하는 과정이다. ‘김씨공심단’은 심폐 기능을 높이는 데 쓰이는 복합약물 처방이다. 공진단과 우황청심원을 개량한 환약으로, 사향·침향·녹용 등의 한약재를 더해 약효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김 원장은 김씨공심단의 개인 맞춤형 처방인 ‘K-심폐단’까지 개발했다. K-심폐단은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을 고려해 처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원장은 “맞춤 처방인 만큼 조제 기간이 필요한 고가의 약”이라며 “50~100일간 복용하면 각종 증상과 심폐 기능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실제 치료 사례도 눈에 띈다.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59세 여성 COPD 환자 K씨는 기침과 호흡곤란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근무 중에 갑작스러운 호흡 발작으로 응급실에 여러 번 실려 간 경험이 있다. 점차 증상 관리가 어려워지자 K씨는 한국 지인의 소개로 영동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했다. 1년간 복합요법 치료와 호흡기 재활치료를 병행한 결과 호흡기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치료 전 78%로 낮았던 K씨의 혈액산소 포화도(SpO2)는 치료 후 1년 만에 98%(정상 범위 95% 이상)로 개선됐다.

한방 복합요법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다. 김 원장은 그간의 연구·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미국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 COPD의 복합약물 처방에 대한 증례를 발표했다. 스탠리 쇼 학장을 비롯한 의대 교수들에게 ‘폐 COPD 한방 칵테일 치료’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하버드 의대에 COPD의 한방 치료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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