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밭에 고추 따고 수박밭에 수박 따고 오이밭에 오이 따고 가지밭에 가지 따고 호박밭에 호박 따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숨도 안 쉬고 랩 가사를 내뱉습니다.
어제(30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 경로당에서 창단한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리더, 82세 박점순 할머니입니다.
'수니와 칠공주'는 박점순 할머니의 이름 마지막 글자인 '순'을 변형한 겁니다.
아흔이 넘은 최고령자 정두이(92세) 할머니부터 최연소 장옥금(75세) 할머니까지 8명으로 구성된 이 그룹의 평균 연령은 85세입니다.
할머니들은 10년이 넘게 칠곡군이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고 칠곡할매글꼴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영화 등 문화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한글 선생님 정우정 씨가 할머니들에게 다른 할머니들이 랩을 하는 영상을 보여준 것이 그룹 결성의 계기가 됐습니다.
"까짓 거, 못할 거 뭐 있냐"며 할머니들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환장하지', '황학골에 셋째 딸', '학교 종이 댕댕댕', '나는 지금 학생이다' 등의 제목으로 배우지 못했던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또 6·25전쟁 당시 총소리를 폭죽 소리로 오해했다는 '딱꽁 딱꽁'과 북한군을 만난 느낌을 표현한 '빨갱이' 등을 통해 전쟁의 아픔도 노래합니다.
정우정 씨는 "어떤 때는 기분 좋게 하시다가, 어떤 날은 그만하라고도 하셔서 그럼 그걸 랩으로 해보라 하면 "다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등을 랩으로 또 하신다"며 "랩을 잘하려고하기보다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것 같아서 다들 만족하고 즐거워하신다"고 말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랩을 배워보려고 하니, 선생님이 필요했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전 아이돌을 꿈꿨던 안태기(왜관읍) 주무관이 할머니들에게 랩을 가르쳐주기로 했습니다.
안 주무관은 2주에 한 번 경로당에 찾아가 할머니들과 랩을 만들고 부릅니다.
그룹 '수니와 칠공주'는 오는 10월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이 1년에 한 번씩 마련하는 성인문해한마당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박점순 할머니는 "랩을 배워 보니 좋더라. 지금은 두세 곡 정도 외워서 하는데 좀 더 연습하고 있다. 10월 공연에도 선생님이 가자고 하면 가는 거다. 선생님들 덕분에 우리 할매들이 잘 놀고 있다"며 크게 웃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숨도 안 쉬고 랩 가사를 내뱉습니다.
어제(30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 경로당에서 창단한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리더, 82세 박점순 할머니입니다.
'수니와 칠공주'는 박점순 할머니의 이름 마지막 글자인 '순'을 변형한 겁니다.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이 랩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가운데 아래쪽이 박점순 할머니. 〈사진=칠곡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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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은 10년이 넘게 칠곡군이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고 칠곡할매글꼴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영화 등 문화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한글 선생님 정우정 씨가 할머니들에게 다른 할머니들이 랩을 하는 영상을 보여준 것이 그룹 결성의 계기가 됐습니다.
수니와 칠공주 랩퍼 그룹 할머니들이 랩을 지도 하는 안태기(아랫줄 왼쪽)주무관과 정우정 선생(윗줄 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칠곡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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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랩을 본 할머니들은 "저게 뭐냐, 노래 같지도 않다"고 웃었지만, 정 씨는 할머니들이 지었던 시 등을 가사로 만들고 랩을 연습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까짓 거, 못할 거 뭐 있냐"며 할머니들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환장하지', '황학골에 셋째 딸', '학교 종이 댕댕댕', '나는 지금 학생이다' 등의 제목으로 배우지 못했던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또 6·25전쟁 당시 총소리를 폭죽 소리로 오해했다는 '딱꽁 딱꽁'과 북한군을 만난 느낌을 표현한 '빨갱이' 등을 통해 전쟁의 아픔도 노래합니다.
고인이 된 깻잎 전을 좋아했던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들깻잎'도 있습니다.
정우정 씨는 "어떤 때는 기분 좋게 하시다가, 어떤 날은 그만하라고도 하셔서 그럼 그걸 랩으로 해보라 하면 "다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등을 랩으로 또 하신다"며 "랩을 잘하려고하기보다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것 같아서 다들 만족하고 즐거워하신다"고 말했습니다.
수니와 칠공주 랩퍼 그룹 할머니들이 랩을 지도 하는 안태기(아랫줄 오른쪽) 주무관과 정우정 선생(윗줄 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칠곡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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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주무관은 2주에 한 번 경로당에 찾아가 할머니들과 랩을 만들고 부릅니다.
안 주무관은 "우리 할머니 생각도 나고, 효도하는 느낌도 들고, 어르신들 새로운 문화도 가르쳐드리는 게 뿌듯하다. 이런 활동이 계기가 돼서 랩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이 다른 문화도 배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룹 '수니와 칠공주'는 오는 10월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이 1년에 한 번씩 마련하는 성인문해한마당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박점순 할머니는 "랩을 배워 보니 좋더라. 지금은 두세 곡 정도 외워서 하는데 좀 더 연습하고 있다. 10월 공연에도 선생님이 가자고 하면 가는 거다. 선생님들 덕분에 우리 할매들이 잘 놀고 있다"며 크게 웃었습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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