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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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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실사판 거부한 만화가…이 영화 보고 마음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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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피스'의 작가 오다 에이치로가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시리즈도 원작을 최대한 그대로 담았다"고 말했다. 사진 에이치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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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동안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아온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드라마판은 어떨까. 작가 오다 에이치로(尾田栄一郎, 48)가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입을 열었다. 2017년 실사화 결정이 공개됐을 당시엔 사실 우려도 많았다. 만화 실사판의 흥행 성공 사례가 드물고, 촬영 과정에서 원작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다는 NYT에 "'원피스'는 예외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진은 기술을 이용해 최대한 원작을 구현할 적임자들이자, 누구보다 '원피스'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라고 말했다.

'원피스'는 해적왕을 꿈꾸는 주인공 루피가 동료들과 함께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만화다. 1997년 일본 만화잡지 주간 소년점프에 처음 실린 뒤, 단행본 누적 발행 부수는 5억 1600만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1000여 회를 기록했다. 2017년 에이치로는 '원피스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드라마 제작을 공식화했고, 31일 넷플릭스는 8부작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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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넷플릭스에서 총 8부작으로 공개되는 드라마 '원피스'의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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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로는 원작 만화의 줄거리와 캐릭터를 최대한 그대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들이 캐릭터의 좋아하는 특징과 인물 간 역동성 등을 고려했다"며 "좋은 실사판은 이야기를 많이 바꿀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도 "타협은 일절 하지 않았다"며 "촬영이 끝난 뒤에도 재미가 없는 장면들은 재촬영을 감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주인공 루피 역을 맡을 배우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역은 멕시코 배우 이냐키 고도이(20)가 맡는다. 에이치로는 "처음 루피를 만들 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활기찬, 겉으론 평범하지만 내면은 전혀 그렇지 않은 아이를 그렸다"며 "이냐키가 그 캐릭터와 똑같아서 모든 연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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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루피는 열매를 먹고 피부가 고무처럼 늘어나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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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에이치로는 실사로 제작할 수 있는 만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생각이 바뀐 건 2001년 개봉한 홍콩 영화 '소림축구'를 본 뒤다. 그는 "만화 속 세계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시대가 변했단 걸 깨달았다"며 "'원피스'에 생명을 불어넣을 적임자를 찾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CSI:마이애미'의 프로듀서였던 스티븐 마에다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에이치로는 "'원피스'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드라마 제작 스태프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그는 "지면 제한이 없어 등장인물 간 대화를 많이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치로는 "다만 만화 속 캐릭터나 특정 장면이 없을 수도 있다"며 "원작과 다르다는 이야기도 계속 들리겠지만, 작품에 대한 애정이라고 여기고 달게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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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연재된 만화 원피스는 전세계 단행본 누적 발행부수가 5억 1600만부에 달하는 인기 작품이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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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로는 처음 만화 '원피스'를 구상했던 계기에 대해 "우정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악당과 싸우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 이야기에 질렸다면서다. '원피스'엔 고고학자 로빈, 항해사 나미 등 강인하고 능력 있는 여성 캐릭터도 다수 등장한다. 그는 "그동안 여성은 납치됐다가 구조되는 역할이었다"며 "자신을 위해 싸우는 진취적인 면을 부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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