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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미술의 세계

돌아온 ‘비엔날레 계절’…9월 전국서 5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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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1일 개막

광주디자인·서울미디어시티·대구사진 비엔날레 줄이어

전시 외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풍성

경향신문

대규모 국제 미술제인 비엔날레가 9월 중 전국적으로 5개가 열린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포스터. 각 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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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의 국제 미술제인 비엔날레의 계절이 돌아왔다. 9월에만 전국적으로 5개의 주요 비엔날레가 막을 올린다.

9월1일부터 청주 일원에서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목포와 전남 일대에서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나란히 관람객을 맞는다. 7일부터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광주 일원에서, 21일에는 서울에서 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22일에는 대구에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잇달아 개최된다.

비엔날레 특성상 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과거 명작부터 최신작까지, 다양한 배경과 예술세계를 지닌 국내외 작가들이 다채로운 작품을 대규모로 선보인다. 또 비엔날레는 대부분 1~2개월 동안 이어지는 데다, 본전시 외에 특별전과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마련된다.

이번 비엔날레들은 일반적인 회화 중심의 비엔날레를 넘어 공예, 수묵, 디자인, 미디어, 사진 등으로 장르가 특화돼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끈다. 국내외 작가들의 갖가지 작품들을 감상하며 해당 분야의 세계적 흐름도 훑어보고, 비엔날레 저마다가 내세운 주제들을 통해 현대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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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청주공예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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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회를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는 3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1일부터 청주 문화제조창과 시내 일원에서 10월15일까지 이어진다.

전시기획자 강재영이 예술감독을 맡은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이다. 세계 18개국 90여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 속 천연 재료와 장인들의 오래된 기술이 결합된 순수 형태의 공예부터 손과 도구는 물론 기계·첨단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현재와 미래의 공예까지 살펴본다. 나아가 최근 주목받는 자원의 ‘리사이클링’을 넘어 ‘업그레이딩’을 통한 ‘착한’ 공예작품은 물론 생태환경적 차원에서 올바름을 추구·실천하는 공예 정신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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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비엔날레 선보일 서로재의 나전칠기 작품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2023, 왼쪽)와 마이클 이든의 ‘오렌지색 로마네스코 꽃병 I’(2017). 청주공예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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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감독은 “우리 삶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에 비해 공예가 그저 ‘쓸모 있으면서 좀 아름다운 물건’으로 치부되는 상황에서 21세기 지금의 공예 지도를 그려보면서 공예가 지닌 힘과 역할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동시대 공예 생태계를 둘러싼 미학과 기술, 문화적 맥락, 공동체에 대한 사유 등을 드러내면서 한편으로는 공예의 시대적 반성, 그 미래도 조망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국내외 공예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대회, 시민들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공예 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물 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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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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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째를 맞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목포 문화예술회관 등 시내 일원과 진도의 운림산방 등에서 9월1일~10월31일 이어진다.

‘물 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속에서’란 주제 아래 19개국 19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통 수묵·채색의 한국화 위상이 점점 위축되는 상황에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동양 미학에 기반한 수묵·채색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중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 각국, 독일과 오스트리아·네덜란드·스페인 등 유럽과 미국 등의 작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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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선보일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괴석묵란도’(왼쪽)와 백남준의 ‘머리를 위한 선’(196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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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예술총감독은 “주요 철학 기반인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을 모티프로 해 고요함 속 움직임을 표방하는 동양의 미학을 통해 서구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전통적·현대적 수묵·채색 작품은 물론 동양미학이 녹아든 다양한 현대미술품이 한 자리에서 만남으로써 한국화의 의미와 가치, 현대미술의 한 축으로서 나아갈 방향 등을 조명해보는 것이다.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 등의 특별전과 체험형 부대행사들도 마련되며, 전남도립미술관·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대흥사 등에서도 기념전이 열린다. 비엔날레 기간에는 수묵비엔날레 입장권으로 전남도내 관광지와 식당·숙박업소의 연계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디자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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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광주디자인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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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디자인 축제라 할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9월7일~11월7일 비엔날레 전시관 등 광주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10회째로 50개국 디자이너 700여명, 기업 190여개가 참여해 2600여점을 선보여 역대 최대 규모라는 평가다. 나건 홍익대 교수가 총감독을 맡은 올해 주제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이다. 나 감독은 “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예술과 차별화된 디자인과의 만남, 글로벌 트렌드와의 만남, 기술·문화 등과 디자인의 만남, 비즈니스와의 만남 등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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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당시 전시장 모습 일부(왼쪽)와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선보일 로롯 디자인의 이미지. 광주디자인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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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러지·라이프스타일·컬처·비즈니스 등 4개 소주제로 구성되는 본전시를 비롯해 특별전, 연계·기념전 등의 전시와 국제학술대회, 체험과 교육·시민 참여프로그램, 디자인 마켓과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 모두 19개의 전시·행사가 열린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국제 포스터디자인 초대전’, 특별전 ‘디자인 넥서스’를 비롯해 근현대 북디자인과 TV·통신기기의 디자인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보는 전시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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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공식 포스트.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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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2회를 맞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미디어로 상징되는 미술의 동시대성·실험성을 주목하는 현대미술 행사다.

9월20일 사전 관람을 시작으로 21일부터 11월1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울역사박물관 등 6개 기관, 서점·카페 등 서울시내 14곳 협력 공간에서 마련된다. 네덜란드 출신의 전시기획자인 레이첼 레이크스가 예술감독을 맡은 올해 주제는 ‘이것 역시 지도(THIS TOO, IS A MAP)’이다. 레이크스 감독은 “오늘날 물리적·문화적인 이주·이동, 디아스포라와 이로 인해 생겨난 갖가지 경계 등을 새롭게 인식하고, 한편으론 다양한 미디어 환경으로 국가적·지리적 영토·경계를 넘어 이뤄지는 복합적이고도 대안적인 연대와 소통을 주목하고 또 그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늘날 국가·도시의 경계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활발한 이주와 이동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나아가 지리적·물리적 경계를 넘나들며 형성되는 초국가적인 결속·네트워킹, 초국가적 감각 등을 미학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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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 출품되는 이끼바위쿠르르의 ‘땅탑’(2023, 왼쪽)과 토크와세 다이슨의 ‘친애하는 고요(초형상)’(뉴욕 페이스갤러리 전시 전경 2022).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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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작가 40명(팀)과 25명(팀)의 출판·프로그램 참여자가 나서 전시와 행사, 출판물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의 전시뿐 아니라 관람객 참여형 워크숍, 퍼포먼스, 토크, 워크숍, 팟캐스트, 디제이 라이브 등 다양하게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프리즈·키아프 서울이 9월6일 동시 개막하는 것에 맞춰 사전 행사를 열어 참여 작가인 이끼바위쿠르르, 토크와세 다이슨 등의 작품을 5일부터 공개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비엔날레는 전시장에서의 작품 감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각적 경험과 성찰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데 주목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구사진비엔날레, ‘다시 사진으로! 사진의 영원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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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진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대구사진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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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9월22일부터 11월5일까지 개최된다.

9회째인 올해 비엔날레 주제는 ‘다시, 사진으로!, 사진의 영원한 힘’이다. 이 시대 인간의 정신과 신체·감각은 물론 시각문화, 예술을 장악하며 주도해가는 기술 매체 중에서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과 힘에 초점을 맞춰 그 특성과 힘이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어떤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19세기 말 서구 사진부터 동시대 세계 각국의 예술사진 등이 총망라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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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 선보일 토펜바흐와 뿌르투(Edouard Taufenbach & Bastien Pourtout)의 ‘피라미드’(2021, 잉크젯 프린트, 왼쪽)와 정지필의 ‘엄마(The Mum 0009)’(2016, 잉크젯 프린트). 대구사진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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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서울대 교수가 예술총감독을, 저명한 사진학자·전시기획자인 미셸 프리조가 큐레이터를 맡았다. 박 감독은 “회화·언어 등 다른 매체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사진적인 사진’, 사진 매체의 세 요소인 빛·장치·인간이 현대 시각예술에서 발휘하는 경이로운 예술적 표현 능력에 주목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사진의 놀라운 능력과 진정한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동시대 작품들 중 사진의 원초적 힘과 에너지가 강력하게 드러나는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충격, 사진의 다양한 특성과 놀라운 힘을 체험하며 ‘사진이란 무엇인가’란 근원적 질문도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제전은 사진의 10가지 힘이라 할 수 있는 증명·빛·순간·지속·비교·시점·확대·연출·변형·관계의 힘을 소주제로 구성되며, 특별전과 초대전·프린지 포토페스티벌·장록속 사진전 등 각종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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