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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尹 ‘싸워야 한다’ 발언, 대국민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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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갖다 대게 되면 현실 판단 못 하게 돼"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진중권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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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을 겨낭해 ‘싸워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념전쟁을 벌이겠다며 대국민선전포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앞선 28일 윤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3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이번에 후쿠시마, 거기에 대해서 나오는 거 보라.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건 (없고)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2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분이 고장난 레코드처럼 계속 ‘자유’를 이야기 한다”며 “이렇게 이념을 갖다 대게 되면 현실 판단을 못 하게 되고 이념적으로 재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윤 대통령이) 현실 판단이 제대로 안 된다”며 “거기서 나온 대책이라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이 아니라 (이념의) 십자군 전쟁이 된다”고 했다.

그는 “오염수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거 아닌가. 사실 (대통령은)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며 “그런데 야당을 아무것도 모르는 괴담 선동하는 곳으로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 야당이 대변하는 것은 오염수를 우려하는 80%의 국민 우려라면 그것을 설득시킬 생각을 해야 되는데 저들과 전쟁을 하겠다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의 대통령 발언을 두고 “결국은 이념 전쟁을 벌이겠다고 대국민 선전포고를 했던 것”이라며 “(이런 대국민 선전포고가) 한두 군데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쓴소리를 냈다.

유 전 의원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면 미개한 국민이냐”고 일갈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는 일본과 싸우는 게 아니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우리 국민들과 싸우겠다는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면 1+1도 모르는 '미개한 국민'이 되는 거냐, '반국가세력'이 되는 거냐”며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안심시키는 지도자의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과학과 산수에 정통하고 당당하다면, 대통령은 왜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나서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지 못하냐”며 “일개 차관이 나와 '과학적으로 문제없다, 그러나 찬성도 지지도 아니다' 같은 말장난이나 하도록 내버려 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공천권을 떠올리며 박수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큰소리치는 건 방구석 여포나 할 일”이라며 “그렇게 당당하면 당장 국민 앞에 서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적극 찬성하니 반대하는 미개한 국민들과 맞서 싸우겠다고 제대로 선전포고를 하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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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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