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에서 출시한 스마트폰./AMTrad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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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글로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와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 OLED 세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최대 3분의 1가량 저렴한 가격에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에 이르면 3년 이내에 한국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중국에 역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 점유율은 57.6%, 중국은 4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점유율 격차가 내년에는 한국 53.0%, 중국 47.0%로 줄고, 2025년에는 중국 점유율(54.8%)이 한국(45.2%)을 추월할 전망이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집어삼킨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미래 먹거리로 중소형 OLED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TV나 노트북, 태블릿에 비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LE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OLED 패널을 채택하고 있다. 자국 스마트폰 업체를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2016년 중소형 OLED 시장에 처음 진출한 지 8년 만에 한국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중국 업체들이 보유한 TV용 OLED 생산라인이 없고, 노트북·태블릿용 OLED도 스마트폰용 라인에서 남는 캐파(생산 능력)를 이용해 소량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그만큼 중국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 집중해 한국 경쟁력을 따라잡는 데 몰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소형 OLED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한 삼성디스플레이를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 업체가 약 30달러(약 3만9000원)에 공급 중인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는 50~100달러(약 6만6000~13만2000원)에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팔고도 손해를 볼 정도로 싼값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에 납품하는 비전옥스의 플렉시블 OLED는 15~17달러(약 1만9800~2만2400원)로,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이전 세대 리지드(휘어지지 않는) OLED 수출가(약 20달러·약 2만6400원)보다 저렴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리지드 OLED의 경우 중국 업체와 비교해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그런데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2027년까지 리지드 OLED 수천대 물량을 최대한 공급하려는 계획이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거부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 OLED 출하량이 ‘제로(0)’가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과거 품질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중국 디스플레이 제품의 기술력도 향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고급 패널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이 2028년 이후에는 매출액 점유율에서도 중국 업체들에 역전당할 수 있다고 유비리서치는 분석했다. 올해 스마트폰용 OLED 매출액 비중은 한국 70.2%, 중국 29.8%이며, 2027년 매출액 비중 예상치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53.6%, 46.4%다. 윤대정 유비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기술력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제품의 차이가 확실히 나지만, 세트업체(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기술력 차이보단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 제품의 품질도 높아지고 있어 스마트폰용 OLED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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